대선·총선주기 일치 위해 2008년안 2012년안등 3개안 제시
정치권 의혹제기등으로 국회통과 가능성 기대하기 어려워
정부가 8일 현행 대통령 5년 담임제를 4년 연임제로 개헌한다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 시안’을 공개했다. 개헌 시안은 대통령 4년 연임, 대통령 궐위시 후임자 임기, 대통령 궐위시 후임자 선출방식,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 대통령 궐위에 대한 확인, 개정헌법 시행시점 등의 6개항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주기 일치 문제는 2012년 안과 2008년 안 등 3개의 복수안을 제시하고 단일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여론 수렴을 거치도록 한 점이 주목된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개헌 시안의 주요 골자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줄이고 국정운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마련하기 위해 4년 연임제로 개정한다는 것.
시안에 따르면 현행 헌법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조항은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 한해 1차 중임할 수 있다’로 개정된다.
이날 정부 개헌 시안을 발표한 임상규 국무조정실장은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임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며 “이는 나중에 다시 한 번 이상 대통령을 더 할 수도 있다는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중임’이 아니라 ‘연임’이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은 2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할시 발생할 수 있는, 가령 4년이나 8년 뒤 다시 출마해서 당선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 등을 미리 막고 연이어 두 번 하는 것 외 더 이상의 중임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시안에 따르면 이번 개헌이 현직 대통령과는 관계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제128조 2항에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시안은 또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헌법 부칙 1조를 통해 개정 헌법이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점을 밝히며, 특히 개헌의 효력이 현직 대통령에게 미칠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없애기 위해 부칙 2조에 ‘이 헌법 시행당시 재직 중인 대통령의 임기는 제70조 1항의 개정 규정에도 불구하고 2008년 2월24일까지로 한다’고 명시했다.
▲대통령 궐위시 조항 논란 여지= 시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 즉 어떤 이유에서든 대통령직이 빌 경우 대통령 임기의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에는 후임 대통령을 국민 직선으로 선출하고, 1년 미만일 경우 현행 헌법 71조에 따라 국무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토록 했다.
특히 궐위에 따른 후임 대통령의 임기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주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궐위한 대통령의 잔여 임기만 수행토록 명시했다.
이러한 대통령 궐위시 조항들은 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지적된다.
예를 들어 대통령 궐위시 잔여 임기 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국무총리가 대행하게 되는데, 최근의 경우처럼 국무총리가 사임을 할 경우 대통령직은 총리직무대행체제를 수행하는 경제부총리에게로 승계된다.
임 실장은 이러한 경우에 대해 발생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또 대통령직을 대행한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에 선출될 경우, 그 임기는 총리는 대통령직을 단순히 대행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대행기간을 연임제에 적용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 궐위시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국민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잔여 임기만 재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임 대통령이 2년 임기를 남기고 궐위했을 경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재임까지 포함, 최장 6년이며, 만약 1년 이상이지만 1년 1개월 등의 임기를 남길 경우에는 선거 기간 등을 감안한다면 1년 미만 재임 기간의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
▲대통령, 국회의원 임기일치 3개 복수안 제시= 이번 개헌 시안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일치 관련 부분이다.
정부는 이날 시안에서 3개의 복수안을 제시했다.
제1안은 2012년 2월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고, 대통령 임기는 2012년 3월31일, 국회의원 임기는 2012년 2월 28일에 시작된다.
제2안은 2012년 1월에 대선을 치르고, 1개월 후인 2월에 총선을 실시하지만, 임기는 1안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2012년 3월31일, 국회의원은 2012년 2월28일에 시작된다.
제3안은 2008년 2월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가 2월25일 동시에 시작되는데, 임기 개시일은 2012년부터는 1, 2안과 동일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1안을 택하게 되면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되고, 현 국회의원의 임기는 보장된다. 정부는 동시 선거를 통해 선거 비용 문제 등의 폐해를 최대한 줄이고, 선거일을 2월로 함에 따라 정기국회 운영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선과 총선 시기를 2월로 정한 것은 현행 대선 시기인 12월의 경우 정기국회 운영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국회 기능 마비 등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정부는 말한다.
그러나 이 안에 따르면, 후임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1개월 정도 연장되고 차기 국회의원 임기는 3개월 단축해야 한다.
2안은 대선과 총선을 따로 한다는 것만 다를 뿐 1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3안은 당장 차기 대선과 총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안으로, 이 안을 택하면 현 국회의원의 임기는 약 3개월가량 줄어들게 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민감한 반응이 예상된다.
임 실장은 “정부는 이 3가지 제안에 대해 설명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층의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최적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통과 가능성 크지 않아= 이번 대통령 4년 연임 개헌은 20년간의 단임제 한계를 인정하고, 대선과 총선 시기 등이 일치되지 않아 거의 매년 선거가 치러지다시피 하는 상황의 고비용 정치구조를 청산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미 많은 시간 동안 단임제 모델의 한계성이 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 일각에서 꾸준히 지적돼 왔다는 점도 이번 개헌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개헌 제안은 추진 주체와 시점 등에 대한 ‘정략성’에 대한 정치권의 의혹 제기 등으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크게 조정하지 않고 임기 일치를 위한 개헌을 추진할 20년에 한번 오는 기회”임을 누차 지적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개헌 추진 방침에 대해 ‘정략적 발상’임을 들어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빠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 초까지는 개헌안을 확정하고 국회회의에서 심의한 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원내의석 127석으로 제1당으로 떠오른 한나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통과는 난망하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한편 국회는 헌법 개정안이 공고된 날부터 60일내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 의결해야 하며, 국회가 개헌안을 의결할 경우 30일내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되는 절차를 거친다.
/김영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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