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공식 탈당’ 범여권-한나라 엇갈린 반응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3-01 19: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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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대통령 정쟁대상 삼지 말라”

한나라 “위장 이혼임을 만 천하 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열린우리당을 공식 탈당했다.

정태호 청와대 정무팀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영등포 열린우리당사를 방문해 송영길 사무총장에게 노 대통령의 탈당신고서와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지 못하고 당을 떠나는 것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일 뿐 아니라 한국정치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임기가 끝난 뒤에도 당적을 유지하는 전직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량 부족으로 한국 정치구조와 풍토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노 대통령은 “단임 대통령의 한계다. 야당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게 돼 있으니 자연히 대통령은 집중 공격의 표적이 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차기 후보가 아니니 맞서 대응하기 어렵다. 여당 또한 대통령을 방어하기 보다 차별화해 거리를 두는 것이 유리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정당이 일제히 논평을 냈지만 시각은 정치현실만큼이나 판이했다.

◇우리당=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 “대통령의 탈당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당원들은 침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면서 “여당의 지위를 놓았지만 국정에 대한 책임은 한없이 지겠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여당이 없는 국회에서 제1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한다”면서 “더이상 대통령을 정쟁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국민들이 절실하게 바라는 주택법·사법개혁 관련법 등 민생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 자세로 고민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책임정치가 요체인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집권여당을 탈당해야 하는 현실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열린우리당은 오늘의 현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노 대통령의 탈당을 두시간 남짓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당정협의에서 이와 관련해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 정부와 당간 긴밀한 협력체제와 채널을 구축하자”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으로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잃고 단순한 ‘원내 제 2당’으로 전락함에 따라 당정관계 및 대선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정부와 열린우리당간의 당정협의부터 모든 교섭단체를 대상으로 다각화한 ‘여·야·정 정책협의회’ 형식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원내 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준 뒤에도 ‘관례적으로 운영위원장직은 여당 몫이었다’며 운영위원장직과 국회 본회의장 좌석 재배치 요구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도 명분을 잃었다.

운영위원장직과 국회 본회의장 좌석 배치 외에도 상임위 위원·위원장 숫자가 재조정 등 문제가 재논의 될 전망이다.

◇한나라=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역대 대통령의 탈당은 임기말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명분을 걸고 한 것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중립을 내팽개치고 정치에 올인하는 것”이라며 “불타는 로마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유흥을 즐긴 폭군 네로의 모습이 연상된다”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임기동안 여당에서 두번이나 탈당한 신기록을 세운 대통령이 탈당의 변을 밝혔는데 변명과 억지가 구구하다”면서 “정강, 정책노선변경 없이 대선만을 의식한 무의념의 정략이요, 몰가치한 속임수만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스스로 탈당이 위장이혼임을 만천하에 자인했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당적이 없는 대통령의 선거중립의지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최소한 중립내각으로 국민들에게 중립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지난 20일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에게 “맏며느리 노릇을 한다고 해서 제사도 너희가 지내라는 것 같은데 대통령을 모신 정당이 정치적으로 제1당”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이제 온전한 맏며느리 역할을 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여권의 분화가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선구도가 4파전, 5파전으로 다각화하게 되면 이에 영향을 받아 한나라당의 분열이 촉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민주·민노= 통합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정권 말기마다 되풀이되는 탈당은 한국 정치의 불행한 현실의 단면”이라며 “이번 탈당은 노 대통령이 중립적 위치에서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총리 교체시 정치인 장관의 교체, 그리고 향후 정치에 대한 불개입이 이뤄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실정의 책임을 통감하기보다 단임 대통령의 한계라고 규정한 것은 책임회피며,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은 독선”이라면서 “대통령이 탈당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국정의 난맥상을 바로 잡을 수 없으며 실추된 국민적 신뢰도 영영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은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명분도 없고 국민 설득도 되지 않은 무책임한 합의 이혼서를 남겼다”면서 “대통령 단임제라는 정치구조와 언론 탓으로 책임을 돌린 것은 반성 없고 무책임한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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