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막말’ 정치권 ‘반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27 19: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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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빈둥대던 사람들, 날 비난할 자격없다” 물의 최근 잇따른 설화(舌禍)로 곤경에 처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또다시 “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데,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 전 시장은 27일 자신의 정책자문 교수모임인 바른정책연구원(원장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 주최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 참석, “요즘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인데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면서 “(이런 비난에 대해) 저는 말상대를 하지 않고 웃고만 있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 훈 전 의원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시장은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것 같다”며 “70, 80년대 빈둥대던 사람들이 어디 있나”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당시는 모두가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던 시기”라며 “공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사람이 말을 깊이 있게 하지 못하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설 전 의원은 “노 대통령도 말실수로 문제가 되고 있는 걸 모르는가”하고 반문하면서 “이 전 시장은 후보 때부터 벌써 말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의 한 측근도 “70, 80년대 빈둥대는 사람들이 누굴 지칭하는지 모르겠다”며 “혹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을 생각하고 한 발언이라면 경제발전이나 민주화나 다 국가를 위해 하는 일인데 이렇게 희화화하는 것은 국가지도자로서 너무 가벼운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선후보의 정책과 공약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경부대운하는 자신이 개발독재 시대의 성장모델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개발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려는 토건국가정책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정책에 근원을 두고 있으나, 이는 국가적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지 선진국에서는 이런 토건 공사로 경제를 살린다는 발상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세계 11위 경제규모 가장 앞선 IT 인프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서 30년 전이나 통하는 개발공약을 다시 내세우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발언은 70, 80년대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임금과 가혹한 노동환경 속에서 묵묵히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온 모든 노동자와 일하는 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70, 80년대 국민은 빈둥거릴 자유조차도 빼앗겼던 사실을 이 전 시장만 망각한 모양”이라고 힐난했다.

심 의원은 이어 “가혹한 노동과 억압적 통제만이 횡횡했던 때를 기억하는 국민은 이명박 전 시장의 빈정거림에 짜증을 느낄 것”이라며 “오히려 이 전 시장이야말로 재벌의 정경유착과 노동통제 속에 피둥피둥 돈을 불린 전형적인 집사형 경영자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달 20일 대전 CMB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 전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특강에서 저출산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 4명(딸 3, 아들 1명)을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또한 같은 달 17일 한나라당 충남도당 신년하례식에서도 “충청권의 표에 의해 대권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충청도 표가 이기는 곳만 따라간 것 아니냐”며 충청도를 기회주의 지역으로 격하시키는 듯한 발언을 해 충청도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지난 2004년 5월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2005년 9월과 11월에는 “청계천 복원을 하나님이 해 준 것”이라고 말해 불교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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