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회 초석 ‘의정활동지원 인턴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05 17:16:2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서울시의회 “단순 일용직, 11억 들여 수백억이상 예산절감 효과 서울시의회(의장 박주웅)는 지난해 7월 개원 후 새로운 의정환경 속에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의회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박주웅 의장이 시정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평소 공부하는 의회가 될 것을 다짐하며 4개 분과 30명의 정책연구위원을 강화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대목이다.

제7대 서울시의회는 의원유급제 실시로 시의원들이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지난해 2월 도입된 ‘행정사무감사지원 인턴제도’는 의원연구실 개원과 더불어 원활한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를 지원하고 있는 인턴제도가 의정활동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 최근 갑자기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서울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지원을 위해 의정활동 지원 인턴제를 도입했지만 행정자치부는 올해 서울시 예산에 편성된 인턴 급여를 문제 삼고 지난해 12월 예산안 재의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의회에 2007년 예산안에 대한 재의를 요청해 놓은 상태며 시의회는 6일 열리는 제165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행자부가 의정활동 지원 인턴 예산에 대한 재의 요구를 한 데 대해 서울시의회가 재의결이나 부결로 맞설 경우 이를 둘러싼 지방의회와 행자부의 갈등은 격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서울시의회는 이미 인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예산안에도 이와 관련된 예산을 편성해 서울시장의 동의아래 시의회가 통과시킨 사안이다. 따라서 이제 와서 뒤늦게 이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방자치제도를 정상적으로 발전시키자면 광역의원뿐만 아니라 기초의원들까지 유급보좌관제도와 전문위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회의원이 보좌관·비서관을 두는 것과 너무나 비교되는 것이며 의정활동 지원 시스템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 아무리 유능한 인재들이라 할지라도 시간의 제약 등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의정활동을 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따라서 의원 보좌관제, 전문위원 확대 등 정책보좌기능 강화를 위한 과감한 지원책이 절실하다. 지방의회가 자치단체를 제대로 견제해주기만 한다면 그로인해 절감되는 예산은 의정활동지원 예산의 수백 배 이상일 수 도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의정활동지원 인턴제 도입배경

11억으로 수백억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의정활동 지원 인턴제’ 도입의 배경이다.

서울시의회는 2006년부터 집행부의 예산 낭비를 막고 행정사무감사기능을 강화하는 등 1000만 시민들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기 위해 2006년부터 ‘행정사무감사지원 인턴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소한 행정사무감사만이라도 제대로 하겠다는 취지다. 11억원의 인턴 예산을 들여 제대로 집행부를 견제한다면 이로 인해 절감되는 예산이 인턴활동으로 들어가는 예산에 견줄 수 없을 정도의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

실제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더라도 여론수렴을 해야 할 시민 수가 서울시의원 1인당 10만명이고, 서울 구로구의 1년 예산과 맞먹는 연간 2000억원의 예산 씀씀이를 감시해야 한다. 또 웬만한 기초자치단체의 전체 공무원 수보다도 많은 850명의 공무원이 하는 일을 의원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책임은 막중하지만 감당해야할 업무량이 너무 많은 실정이다.

서울시의원들이 이러한 여건에서 시정과 교육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대안제시를 해온 바 있지만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의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의회 인턴제 도입에 찬성하는 학계의 견해에 따르면 의회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도시행정에 전문적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서울시의 경우 국가 다음으로 방대한 조직이므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인턴제는 도입돼야 한다.

또 시의회는 미래의 지방자치 지도자를 위한 체험교육의 장이므로 인턴제 도입에 따른 예산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서 해결해야 한다.

▲인턴제 도입에 따른 지방의회와 행자부의 이견

서울시의회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정서비스 요구와 복잡 전문화되고 있는 행정전반을 의원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현실과 의정활동이 수박 겉 핥기식 통과의례 정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시민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복잡 다양해진 행정을 감시 비판하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의정활동 지원 인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행정자치부는 2007년 서울시예산에 ‘지방의원 인턴 보좌관’예산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올해 전체 서울시예산의 재의요구와 함께 행정사무감사 지원 인턴 예산의 집행 중지를 요청했다.

행자부 입장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1년 예산의 0.007%에 불과한 예산 때문에 서울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중앙집권적 독재시대나 가능했던 발목잡기 전법이며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 전체를 태우는 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행자부가 재의요구 지시사유에서 의정활동 지원 인턴제를 ‘지방의원에 대한 보좌관제’로 규정하고 현행 지방자치법 상 도입하지 않는 제도로 법령 위반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서울시의회는 인턴제는 의원들이 연간 집행부와 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는데 지원하고 의정활동을 배우고 익히는 말 그대로의 ‘인턴’에 불과한 것이므로 보좌관의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의회 인턴제 도입의 해법

서울시의회 박주웅 의장은 “작년부터 행정사무감사 지원을 위한 인턴 제도를 시행해 의정활동지원에 큰 효과를 보고 있으며, 올해에도 전체예산 중 0.007%에 해당하는 11억원을 편성해 작년 12월15일 서울시장이 동의해 예산안을 의결한 바 있다”면서 “행자부에서는 인턴은 상시적인 사무보조 인력이므로 일시사역인부임 편성목적에 위반된다고 하나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령, 지방자치단체의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에서 일시사역인부임의 편성기준으로 정한 300일 이내를 준수해 상시(300일 이상)고용이 아닌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상시고용에 대해 정한 기준을 행자부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턴 예산은 2006년부터 편성, 운영돼 왔으며 2007년 예산도 서울시장이 동일하게 편성해 의회에 제출한 것을 그대로 의결해 지난해 12월 시장이 시보에 고시까지 마친 사항이므로 관계 법령 및 절차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

박 의장은 행자부의 재의요구 지시는 지방자치단체 감독권 차원에서 아무런 하자도 없는 것을 억지로 문제가 되는 것처럼 침소봉대해 발동한 지방자치단체 길들이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 의장은 그러나 인턴제 도입에 따른 행자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을 우려, 행자부가 이 문제를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협의로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행자부에서 표면적으로는 규정상의 위법 때문에 인턴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그것보다 중요한 이유는 서울시에서만 시행되던 제도가 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로 파급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자치단체의 판단에 맡겨도 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여건이나 실정에 안 맞는 자치단체가 많아 인턴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자치단체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역의회의 경우 의정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인턴제 도입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지방자치제도 실시 10년이 지났지만 의정활동 지원책은 별로 없었다.”

서울정책재단 자치경영센터 이광희 소장은 “전체 예산액, 주민 수에 비하면 의원 1인의 업무량은 너무나 많은 실정이므로 광역의원 인턴제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의회 인턴제 도입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정활동지원 인턴제 도입에 대한 견해는

의회의 기능 강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방의회의 권한은 단체장에 비할 바 못된
다. 민주주의의 꽃은 지방의회의 견제기능이라 할 수 있으므로 행정사무감사 등의 지원을 위한 인턴제 도입은 당연히 필요하다. 행정자치부에서 인턴제 운영에 제동을 걸었지만 지방의회의 현 실정을 고려한다면 법령을 재정비해서 인턴제 운영을 지원토록 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2007년도예산이 16조9700억원에 이른다. 방대한 예산액과 행정에 대한 감사를 위한 인턴운영 예산 11억원은 아주 작은 부분이다. 마땅히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회와 행자부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아직 양 기관간 대화는 없었던 걸로 안다. 행자부가 지방의회와 대화는 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의정활동 지원인턴제 도입에 대해 행자부가 진압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전에 대화를 했어야 했다. 지방의회도 행자부에 힘으로 맞서는 것 보다는 사전에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의정활동지원 인턴제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는가

인턴제 운영에 따른 예산은 서울시의 경우 전체예산의 0.007%에 불과하니 비용 면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자치단체 전체 사업과 예산에 비해 의원 1인이 해야 할 업무량은 너무나 많다. 따라서 기초의회는 제쳐두고라도 광역의회에는 당연히 인턴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다만 의회에서도 토론회 등을 통한 의회 기능 활성화로 인턴제 도입을 주저하는 사회 일각의 분위기를 해소해야 한다.

/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