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퇴장’ 손익계산 바쁜 여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17 18: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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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신당논의 급물살… 범여권주자 ‘무주공산’ =한나라 빅3 ‘高 지지율’ 관심… 집안싸움 단속 고심
=민주당 ‘당사수파’ 무게… 중도세력통합 추진 가능

고 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각 정당이 득실을 따지느라 여념이 없다.

일단 열린우리당은 급작스런 변화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부자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 차원에서는 오히려 유력대권 주자들의 집안싸움이 커질까 고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친고건파’의 몰락으로 ‘당사수파’에게 힘이 실릴 전망이다.

▲우리당=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7일 고 전 총리의 전날 대권포기 선언과 관련,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우리당이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당 밖의 세력과 대등하게 함께하는 대통합 신당을 하자’는 결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고 전 총리는 매우 소중한 분이다. 우리 사회의 원로로서 또 다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말로 입을 연 후 이같이 말했다.

실제 그는 “급작스러운 변화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두운 밤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전진한다면 반드시 밝은 아침을 맞을 수 있을 것”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장은 2·14 전당대회 준비와 관련, “전당대회에 대한 당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대해서는 만장일치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믿는다. 그것을 시급히 구체화해 공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할 일은 당 밖에 있는 분들이 희망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통합을 가로막는) 문턱을 없애야 한다. 일방적 연합이 아닌 대통합을 위해 우리가 먼저 울타리를 걷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갖춰 기대를 모았던 고 건 전 총리의 대선출마 포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실정치의 엄중함을 되새기면서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장의 이같은 희망과는 달리 고 전 총리의 정치활동 중단선언은 신당논의의 한 축이 떨어져 나간 상황을 만들어, 논의 일정을 지연시키는 등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특히 선도 탈당 그룹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고건파’가 없어져서 이제 통합대상으로 민주당만 남는 데 민주당과의 통합은 ‘지역당 회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양형일 의원은 “당내에 고 전 총리를 대선주자로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통합신당파의 대다수가 고 전 총리를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여러 후보 중 한 사람 정도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신당 추진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고 건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전대 준비위는 전날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전대의 의제와 성격 등에 대한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일단 고 건 전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은 경쟁자로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선교 대변인을 통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대선출마를 계획했던 고 전 총리의 중도포기는 아쉬운 일”이라며 “대권을 포기했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역시 고 전 총리의 중도하차에 아쉬움을 먼저 나타냈다. 그는 “자세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우나,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도 “훌륭한 분인데…”라며 아쉬움을 전했고, 원희룡 의원은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그다지 싫지 않은 기색이다.

반면 당 차원에서는 당내 유력대권 주자들의 집안싸움이 커질까 고심하고 있다. 고 전 총리 불출마로 상당기간 여권에서 정면으로 맞설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내 경선이 보다 치열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고 전 총리의 선언 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장기간 한나라당 후보들이 여권의 견제도 없이 독주를 하면 국민들이 식상해 하고, 오히려 미움을 사게 될 것”이라며 “방심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고 전 총리 지지층이 현재 양강구도를 달리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게 분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당장 한나라당에게 플러스가 되진 않을 것으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여의도리서치 안충섭 대표는 “고 전 총리의 지지층이 곧바로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 전 총리의 지지층은 과거 민주당 지지세력, 개혁성향과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독교방송 CBS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고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직후 실시한 긴급여론조사 결과,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3.6%포인트 상승, 대권 후보들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민주당은 ‘친(親)고건파’ 의원들이 중심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갑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당 진로를 놓고 벌였던 ‘당사수파’와 ‘친고건파’간 대립의 균형추가 급격히 ‘당사수파’쪽으로 기울어 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홀로서기’보다는 정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정통성 있는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등 전열을 정비한 뒤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이라는 정계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정통성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개혁 신당만이 한나라당에 맞서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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