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동네가게 만화책이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11 19: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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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前총재 “노대통령 개헌 제안 틀렸다” 비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연임제,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 제안에 대해 “헌법은 동네가게 만화책처럼 마음에 안 든다고 한 장면을 지워버리고 다음에 바꾸자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11일 오전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를 통해 5년 만에 처음으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한 마디로 틀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전 총재는 ‘5년 단임제가 책임 있는 국정 운영에 어려운 제도’라는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 “단임제가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빨리 온다는 것은 실제와 맞지 않다”며 “임기 초반 8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간혹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레임덕이라 보기 어렵다. 노 대통령의 경우 임기 초부터 어려운 일이 생긴 것은 본인의 미숙과 무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지 레임덕에 책임을 돌릴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 부분에 대해서도 이 전 총재는 “여소야대가 국정 수행의 장애가 된다는 인식부터가 문제”라면서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견제와 균형이므로 여소야대는 당연하다.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국회를 설득하고 이끄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지 오히려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배경에 대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는데도 ‘꼭 밀고나가겠다’는 데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정치판을 뒤흔들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와 함께, 만일 끝까지 야당이 반대해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나 못 하겠다’며 (대통령직을) 내던지고 조기 선거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정말 개헌을 의도했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점에서 생각이 짧은 것이고 만일 판을 흔들려고 내놨다면 정말 무책임한, 지도자로 할 일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그는 청와대가 자신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을 인용, 마치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처럼 소개한데 대해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 문제를 공론화해 충분히 검토하고 국민의 의사를 물어 처리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청와대가 ‘아전인수’격으로 인용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 전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아직 현행 헌법을 고칠 필요가 없고, 전면 개헌도 제기할 때가 아니라 본다”며 “자칫 잘못하면 영토 조항 등 국가 체제의 근간을 건드리는 논의가 나와 국론을 분열시키는 혼란이 올 수 있다. 전면 개헌은 통일 단계가 다가왔을 때 ‘통일 헌법’을 만드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선거일 6개월 전’으로 규정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시기와 관련, 여권의 공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늦추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당내 대권주자들에 대해서도 “지금 나와 있는 분들의 양식을 믿는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상처를 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모두 다 이전에 저와 같이 일하고 곁에서 도와주던 분들이라 저에겐 다 똑같다”고 말했다.

/홍종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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