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27일 울산시당 핵심 당직자 연수회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번영세력의 대통합과 완전국민 경선제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12월 초 정계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맏형격인 원희룡 의원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만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승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계개편은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뜻이 맞는 여러 정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 역시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좌우 이념적 대립과 극한의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에 입각해 대한민국 정치의 새틀을 짜야 한다”며 “민주당은 한국 정치의 새출발을 기약하고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면 헤쳐모여식의 신당창당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친고건계 인사로 통하는 민주당 신중식 의원도 전날 오후 KBS라디오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고 전 총리가 최근의 정계개편론에 위기의식을 느껴 정계개편에 동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람들이 헤쳐모여를 해서 제3의 정당을 만들 경우 고 건 전 총리가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정계개편에 대한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여야 모두가 정계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당=고 건 전 총리·김한길 원내대표 회동에 따른 여권발 정계개편 논의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의 “12월초 정계개편 논의 필요”주장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한길 원내대표 외에 문희상 전 의장과 배기선 의원 등 범동교동 출신들과 ‘제삼지대론’을 주창하고 나선 염동연 의원 등은 이미 정계개편논의를 위한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초선 모임인 ‘처음처럼’이 28일 진보 지식인들이 주축이 된 ‘좋은정책포럼’과 함께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 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정계개편 논의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정동영 전 의장의 10월1일 귀국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참여정부 탄생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이른바 ‘천신정 부활론’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른 당내 갈등도 엿보인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27일 “‘천신정’이 손을 잡고 부활하게 되면 열린우리당의 현안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어렵게 되고 결국 당이 망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정 전 의장에게도 치명적인 상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원희룡 의원은 27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한나라당만으로는 정권교체를 못한다는 얘기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한나라당이 빅3 등 훌륭한 후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자산이지만 이대로 가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대선이) 결국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 전선으로 구도가 잡히게 될 경우 한나라당이 명확한 자기 변화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지나친 수구 보수로 몰릴 위험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가치관과 노선에 있어서 일방적인 공격을 받게 되어 갈수록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안이한 대세론에 머물기보다는 기존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정당들과 연대를 맺는 등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진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된다는 것.
특히 강재섭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이 나가야 할 길’이란 제목으로 열린 한나라포럼 특강에서 “내부 인사들끼리만 모이면 국민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며 “한나라당과 외부인사가 한데 모여 진정한 의미의 참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시사한 대목이다.
◇민주당=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은 절대없다”고 못 박으면서도 “민주당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이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면서 “민주당은 뜻을 같이 모든 이에게 문호를 개방해 국민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대통령후보를 적절한 시점에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대표는 “좌우 이념대립과 극한의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에 입각해 대한민국의 정치의 새틀을 짜는 생활정치의 참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민주당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지킬 수 있다면 ‘헤쳐모여’식의 신당 창당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최근 일고 있는 한나라당과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한나라당이 최근 민주당과의 합당까지 언급하는 것은 군사독재와 싸워온 민주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더 이상의 정치공학적 발상을 접고 민주당과 상호 선의의 경쟁을 펼쳐나가자”고 요구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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