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역 맹주 “바로 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26 20: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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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공론화속 정동영-고건 ‘밀어내기’ 사활걸듯 최근 여야 각 정당을 중심으로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후보가 되려면 호남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서부벨트를 먼저 장악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서부지역의 맹주는 누가 될까?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26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으로는 고 건 전 국무총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팽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그러나 고 전 총리와 정 전 의장은 모두 ‘서부지역을 분할할 경우, 정치생명은 끝이다’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양 측 모두 서부벨트의 맹주가 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라며 “그 방법의 일환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정동영 전 의장은 고건 전 총리를 제치고 서부지역을 장악해야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 아주 강하게 맞붙는 모양새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정 전 의장은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방안으로 노 대통령과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 고 전 총리를 제치고 서부지역의 맹주가 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움직임이 여권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고 건 전 총리, 민주당 지도부가 직ㆍ간접적 접촉을 통해 정계개편 논의를 공론화하는가 하면 고 전 총리를 비롯한 범여권 내 차기 주자들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김한길 원내대표와 고 전 총리가 지난 12일 만나 여당이 추진 중인 ‘중도개혁세력 통합론’과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완전국민경선제)에 서로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는가 하면, 지난 13일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도 최근 민주당 인사ㆍ전문가 그룹과 다각도로 접촉하며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마당이다.

특히 정대철 상임고문은 다음달 2일 당의장을 지낸 인사를 포함한 당내 원로그룹과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형식상으로는 다음달 3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정 고문의 주선으로 마련되는 오찬 회동이지만, 정대철 상임고문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이 참여하는 대통합 신당추진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회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따라서 이번 회동에서는 최근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한 ‘범여권 대통합론’을 비롯한 정계개편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서는 김원기, 이부영 고문 등도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말 정치권 구조조정론’을 주창한 고 전 총리는 이번주부터 여야 의원들과 접촉하고 본격적인 세 규합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리가 이처럼 그 동안의 신중한 행보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예고하는 것은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자칫 정계 개편 흐름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정 전 의장 측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고 건 전 총리와 민주당 등이 함께 하는 ‘범여권대통합론’이 가시화 될 경우, 정동영 전 의장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일에 체류 중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다음달 1일 귀국을 앞두고 최근 일부 소속 의원들에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엽서를 보낸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모 의원은 “정 전 의장은 이번 정계개편 과정에서 역할 찾기에 나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 전 총리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계개편 작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출신의 모 전 의원은 “지역적 패권다툼은 현재 상황으로선 별 의미가 없다”며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된 후보가 모든 것을 다 접수하게 돼 있는 ‘all or nothing’ 게임이 진행 중에 있고, 노대통령을 비롯한 그 누구도 그 틀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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