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전가 서울시 ‘뻔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04 18:28: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안양천 붕괴는 제방복구 설계변경 탓… 지시한 시는 나 몰라라 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안양천이 붕괴된 것은 인재라는 주장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양창호(영등포 제3선거구) 서울시의원은 4일 서울시의회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시공사, 감리사가 최근 3년간 안양천이 수위가 낮았다는 이유로 제방법면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안전불감증이 제1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06년 5월5일 이뤄져야 하는 제방법면 콘크리트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수포로 방치된 상태였고, 2006년 5월24일 현장을 방문한 영등포구청 공무원이 침수사고를 우려하며 복원요청을 하자 시공사와 감리사는 “최근 3년간 안양천의 수위가 낮았는데,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며 ‘안양천 4단계 구간 작업계획도’에 의한 제방법면 콘크리트 시공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작업계획도에 시공사는 2006년 5월5일 제방침수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방법면에 콘크리트를 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계획도에 제방법면 콘크리트를 시공하도록 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콘크리트 시공 및 제거를 생략한 채 제방 둑이 완전히 복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방법면에 ‘콘크리트 시공’대신에 ‘호안블럭’을 바로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즉 안양천 제방둑의 붕괴원인은 작업계획도에 따라 당연히 시공돼야 할 제방법면 콘크리트시공이 생략된 채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의 지시(2006.6.9일자 공문)와 시공사인 삼성물산, 감리사인 벽산엔지니어링의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이라는 게 양 의원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제방법면 콘크리트 시공’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영등포구청의 복원요청이 있었다(2006.6.7일자 공문)”며 영등포구청에게 책임을 전가했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당시 영등포구청은 ‘안양천 4단계 구간작업계획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당연히 침수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복원요청을 한 것”이라며 “또 영등포구청의 복원요청이 있었다하더라도 공사현장을 100%알고 있는 지하철건설본부, 시공사, 감리사가 ‘안양천 4단계 구간작업도’조차 보지 못한 영등포구청의 공무원의 지적에 따라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시공사, 감리사는 제방법면의 역할인 제방표면 쓸림방지 및 제방둑 누수를 방지하는 역할로 ‘호안블럭’도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일반적으로 비가오는 거리에 나가보면 콘크리트 도로와 벽돌도로가 물의 흐름을 보면 콘크리트 도로는 땅속으로 물이 스며들기는 하나 소량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하수구를 향해 흘러내리고 있다.

하지만 벽돌도로는 대부분의 물이 벽돌 틈사이로 스며들어 흐르는 물보다는 땅속으로 스며드는 수량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기초적인 상식조차까지도 부정하면서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 시공사, 감리사는 ‘호안블럭’이 누수에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었다”고 언성을 높였다.

양 의원은 특히 원인규명에 대해 지하철건설본부가 “학회를 통한 원인규명”을 주장하는 한편, 뒤로는 “조달청에 삼성물산 제재요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난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그동안 안양천제방둑붕괴사고에 대해 “토목학회 등 관련학회의 원인규명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며 지난달 28일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는 앞서 8월 2일 조달청에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시공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제재를 요청했고,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차원에서 삼성물산의 문책을 위한 청문을 실시하다고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출석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서울시의회가 붕괴의 원인에 대해서 질의하자 ‘학회를 통해 원인규명해야 한다’며 시간벌기를 하더니 정작 지하철건설본부차원에서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내부입장을 정리해 시공사의 제재에 들어가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양 의원은 “서울시는 이번 시정답변을 통해 안양천에 ‘콘크리트를 시공하니 보기가 흉하다는 인근주민의 민원이 있었다’, ‘차후에 제거하면서 발생할 콘크리트 건축폐자재가 무서웠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세운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지하철건설본부의 감독책임, 또 공식적인 문서를 통한 지시 등 안양천 제방둑 붕괴의 1차적 책임은 서울시지하철 건설본부임에도 정작 책임회피를 위해 하급기관인 영등포구청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에 대한 책임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제재요청은 서울시의 안정불감증에 이어 도덕적 불감증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