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항로 여전히 ‘오리무중’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8-23 19:02: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盧心 ‘탈당’서 ‘당적유지’로 선회… 당내 갈등 심화될듯 열린우리당의 항로가 여전히 안개속이다.

5.31 지방선거의 완패 이후 열린우리당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은 최근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갖고 정계개편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한 대표와 정 고문이 만나 열린우리당 의원 일부가 이탈해 민주당에 합류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모 전 의원은 23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 중진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대철 고문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민주당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고문격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노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전 당의장 등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즉 정대철·김원기·문희상 등 열린우리당 중진들이 잇따른 선거참패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민주당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최근 민주당과의 통합 움직임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잠잠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우리당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노 대통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수도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하는 등 수차에 걸쳐 탈당 가능성을 비쳐왔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의 탈당은 다만 시기상의 문제일 뿐 사실상 이미 결정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정대철 고문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분당에 앞장섰던 사람, 친노직계 세력과는 같이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민주당과 우리당과의 합당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올해 중순부터 ‘탈당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이다.

실제 노 대통령은 지방선거 직후 가진 당 지도부 회동에서 “당이 어렵게 됐는데 떠나는 것은 모양이 안 좋다”며 ‘당적 유지’ 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도 “당을 지키겠다”(6월29일) “백의종군해서 우리당과 함께 하겠다”(8월6일) “우리당과 함께 살다가 눈을 감고 싶다”(8월20일) 는 등의 발언으로 ‘탈당 불가’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우리당내에서도 노 대통령과 함께 가야한다는 ‘동승론’이 점차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우리당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과의 결별이 가져다 줄 당 위상 변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노 대통령이 가진 현실적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민주당과의 통합논의 등은 당분간 물밑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정계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 탈당 문제는 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며 “특히 민주당이 노 대통령의 탈당을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왔고, 통합논의가 본격화될수록 민주당 통합을 놓고 대립해온 당내 세력 간 마찰은 더욱 격렬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모 의원은 “노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내 다수 세력이 뛰쳐나가는 형태로라도 결별 수순을 밟겠다는 사람들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