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前총리 설땅 없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8-02 20: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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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 출범 오는 29일로 또 늦춰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명인 고 건 전 국무총리가 점차 설 땅을 잃고 있다.

7.26 재·보궐선거 이후 변화하고 있는 정치지형 속에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의 대권가도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고 전 총리측은 지난 1일 고 건 대권플랜의 물꼬를 틀 ‘희망한국국민연대(희망연대)’ 발기인 대회를 오는 29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고 전 총리측은 7월 말 희망연대를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일로 한 차례 연기한 뒤, 이번에 재차 발족시기를 늦췄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측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로 우리 국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발기인 대회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희망연대 출범을 약 20여일 정도 늦추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그의 대권구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고 전 총리가 희망연대를 매개로 해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연대와 통합을 추진한 뒤, 그 여세를 몰아 범여권의 대선후보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었다.

하지만 조순형 후보가 서울 성북을 지역에서 당선됨에 따라 민주당의 내부 결속력이 강화되고, 민주당에 힘이 실리면서 고 전 총리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특히 5.31 지방선거 이후 붕괴될 것으로 예상했던 열린우리당이 비록 김근태 체제에서 일부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만, 아직 그런대로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고 전 총리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따돌리면서 지지율 1위를 달렸으나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이 두 경쟁자에 밀려 3위로 뒤처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고 전 총리가 희망연대 출범을 선언한 이후 ‘고 건호의 돛을 너무 빨리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중한 행보의 대명사인 고 전 총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려 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정치적 지원군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정치행보에 나선 것이 고전의 원인”이라며 “고 전 총리에게 현 정국을 주도할 힘이 없는 만큼 당분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그의 입지가 더 축소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정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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