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과 당권을 놓고 고심하던 한나라당 강재섭 전 원내대표가 대권의 꿈을 접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나섬에 따라 7.11 전당대회에서 이재오 원내대표와 강 전 원내대표와의 한판 싸움이 예상된다.
강 전 원내대표는 11일 “의원들의 당 대표 출마 요구가 많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당 대표 도전 쪽으로 봐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12일 당권 도전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5선의 강 전 원내대표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당권 경쟁은 일단 강재섭-이재오의 양강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일단 전체적인 구도는 친박·중도·영남권의 지지를 등에 업은 강재섭 전 원내대표와 친이·개혁·수도권의 지지를 기대하는 이재오 원내대표 간의 힘겨루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재오 원내대표를 친이진영으로 규정하는 관측에 대해 서울지역구 출신의 모 의원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오를 이명박 계열로 보는 것은 현 상황을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그는 분명히 바뀌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재오의 지금까지의 정치스타일을 보면 그가 바뀌었다고 말하는 부분이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자꾸 언론이 기사 편의상 ‘친이-친박’ 구도를 구성하기 위해 몰고 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위치에서 누구보다도 효율적인 선거운동을 한 이재오의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주자들이 지금부터 선거운동 하더라도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 전 원내대표의 경우 영남권과 5공 인사라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남권의 모 의원은 “강재섭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표명은 어떤 식으로든 박근혜 대표의 재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왜냐하면 강이 출마의사를 표명하면서 박의 재가 기다린다는 얘기가 있었고, 이제 박의 재가 받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표가 침묵을 지킨다고 해도 그의 측근들이 강 원내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선거운동을 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재오의 아성 또한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여러 군소후보군들이 불출마함에 따라 양자간의 싸움이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강 전 원내대표의 출마소식 이후 그동안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이상배 의원, 강창희·맹형규 전 의원 등이 출마포기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상주 출신인 이상배 의원은 강 전 원내대표와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강창희 전 의원은 10일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강재섭 전 원내대표의 당권도전 소식을 듣고는 입장발표를 전격유보 했다. 강 전 의원과 강 전 원내대표는 개인적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박진영의 대안으로 거론되던 맹형규 전 의원마저 강 전 원대대표의 출마로 인해 송파갑 재.보궐선거 출마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전 원내대표와 맹 전 의원은 중도파 성향의 모임 ‘국민생각’에서 강 전 원내대표는 고문으로 맹 전 의원은 박 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공동보조를 취해 왔다.
뿐만 아니라 ‘관리형 대표 적임자’로 지목받아오던 박희태(경남 남해·하동) 전 국회 부의장도 금주 중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입장표명 시기를 늦추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박 부의장 측 한 관계자자는 “박 부의장은 1년 전부터 당 대표 경선을 준비해 왔으나, 강 전 원내대표와 영남과 민정계 출신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박근혜 대표의 측근으로 당권을 준비 중이던 김무성 의원도 당권 도전을 포기하고 전대 이후 있을 원내대표 선거 출마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친박 진영과 영남 진영 및 중도파 진영이 모두 강재섭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맞서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달 말께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당 대표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그는 지난 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조기 사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목수가 집을 짓다 말면 그 집이 온전하겠냐”며 ‘후반기 원구성을 완전히 마무리한 뒤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이 원내대표는 강 전 원내대표가 친박진영의 힘을 결집시키는 데 맞서 친이진영의 힘을 한 데 모으는데 전력을 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 전 원내대표가 영남권 주자임을 감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심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강 전 원내대표가 ‘국민생각’ 소속의 중도파 성향임을 감안, ‘발전연’ 소속의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개혁적 성향을 최대한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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