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發 정계개편 ‘신호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5-28 19: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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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이후 ‘갈등’ 친노-반노파 대립각 불보듯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이른바 ‘대연합론’의 파문이 채 가시도 전에 이강철 청와대 정무 수석이 정 의장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는 등 열린우리당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5.31 이후 친노(親盧)-반노(反盧)세력이 전면적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여권발(發) 정치권 빅뱅 시기가 생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지방선거전 막판에 `선거후 정계개편론’을 꺼내들었고, 이에 대해 이강철 특보는 27일 ‘현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정개 개편이나 합당은 정치권의 필요에 따라 정략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은 ‘정치적 꼼수’로 국민의 회초리를 피하거나 불평하기보다 국민의 회초리 앞에 먼저 바지를 걷어 올리며 반성하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는 한술 더 떠 “(정동영 의장은) 정계개편을 말하기에 앞서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후보는 미리 기자들에게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한 뒤 “당을 이렇게 만들고도 책임질 줄 모르고, 당을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사사로이 농락하는 사람들은 정계개편을 말하기에 앞서 당을 떠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 투표일 전까지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하라”고 정 의장을 압박했다.

김 후보는 “지금의 정계개편 논의는 한 번 더 민의를 왜곡 배반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거스르는 꼼수이고 퇴행이자 추태”라고 비난했다.

또한 김 후보는 “구시대 낡은 사고로 끊임없이 열린우리당의 창당초심을 훼손하는 사람과 세력은 더이상 우리당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변명하지 말고 열린우리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은 분명히 책임을 져라”고 핏대를 세웠다.

이같은 친노직계그룹의 ‘정동영 때리기’는 선거 이후 결과에 대한 책임론과 더불어 정개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당내 친노 그룹의 목소리를 결집시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방선거에 참패하면 정 의장을 위시한 당의 핵심세력이 `대연합론’을 꺼내들고 위기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대연합론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친노(親盧)세력의 이탈현상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정계의 분석이 높다.

따라서 정동영 의장은 5.31 이후 사면초가에 놓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특히 참정연, 의정연 등 친노계는 정동영식 정계개편에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통합의 당사자인 민주당과 고 건 전 총리측도 정 의장의 정계개편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마당이다.

특히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28일 “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이 와해되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며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통해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제 정파와 인물을 망라한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이 나라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중심이며 중도개혁세력의 총본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한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은 민주당”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은 실패한 정당이고 정권재창출 능력은 고사하고 민주당에게서 빼앗아간 정권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에서의 민주당 발(發) 세력결집을 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특히 정동영 의장의 여당발 정계개편에 호락호락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친노파의 공세와 민주당의 엇갈린 생각 사이에서 정 의장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동영측도 할 말이 많다.

문화일보와 YTN, 한국리서치가 지난 23~24일 공동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지게 된다면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31.4%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책임이라고 답한 응답은 6.2%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가장 큰 요인에서도 ‘박근혜 대표’라는 응답이 26.6%로 가장 높았지만, 노 대통령과 정부의 실정(26.4%)과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정동영 의장은 자신에게 돌아올 ‘책임론’에 대해 정면 돌파를 계획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동영 의장의 한 측근은 28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의 패배에 대한 책임은 정 의장이 아니라, 청와대에 있는 것 아니냐”며 “친노파들이 책임론을 제기할 경우에 이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선거참패 이후 책임론에 직면할 정 의장은 사퇴 선언과 함께 `대연합론’을 내세우고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反) 한나라당의 깃발 아래 열린우리당-민주당-고 건 전 총리 세력이 `3자 연대’를 꾀하는 `민주개혁세력 대연합론’이 바로 그것.

하지만 최악의 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고 전 총리를 견인해 낼만한 주도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다수다.

오히려 책임론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면서 여권의 분열이 먼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앞선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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