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클린공천‘엇박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5-17 19: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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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비리혐의 후보 교체” 지역에선 “옥중당선 시키겠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5.31 지방선거와 관련, ‘클린공천’을 강조하고 있으나 지역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이 반대하면 속수무책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문제후보에 대해 교체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이같은 방침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허태열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후보의 분명하고 확실한 문제가 드러나면 오늘이라도 당장 후보교체를 검토하고 선거 중에도 공천권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클린공천’ 의지는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시당은 후보등록을 마친 은평구 갑지역의 모 시의원 후보가 전날 재개발비리 혐의로 서부지검에 긴급 체포돼 구속될 처지인데도 후보교체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서울시당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당원협운영위원장의 의견(후보 교체 불가)이 워낙 완강해서 그대로 가야 할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은평갑 당원협운영위원장 강인섭 전 의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후보를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옥중 당선시키겠다”는 완강한 의사를 밝혔다.

강 전 의원의 이같은 뜻은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당 핵심 인사의 권유도 먹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허태열 총장은 “해당후보가 이미 후보등록을 마친 상태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렇다면 오늘 총장이 천명한 ‘문제 후보는 선거기간 중에도 공천권을 박탈하겠다’는 발언은 실현 불가능한 구호에 불과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허 총장은 “그런것은 아니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허 총장은 또 ‘제명조치로 등록 무효화하는 방법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적 박탈도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기소 이후에 취하도록 돼 있는 당헌당규를 벗어난 조치로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서울시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클린공천 의지보다 더 높은 지역운영위원장의 위세가 대단하다”며 “이러니 한나라당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서울 도봉구의 경우는 해당 지역운영위원장의 비위사실이 문제가 되자 공천을 받았던 구의원 후보 4명을 사전에 교체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편 관련법에 따르면 당적을 박탈하면 선거기간 중에도 등록무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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