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환경공무관, 동전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 전달

여영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3-01-09 16: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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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환경 공무관들이 청소하며 주운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모아 2022년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사진제공=중구청)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서울 중구청 환경공무관들이 그동안 작업하며 길가에서 주운 동전 86여만원과 자신들의 돈을 보탠 207만원을 최근 김길성 중구청장에게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2022년 10월14일 환경공무관 추계 단합행사때도 김 구청장에게 108만원을 기탁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구 환경공무관들이 거리의 동전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보통 오전 5시까지 출근하는 환경공무관들은 오전 5시30분~8시, 오전 9시~11시30분, 오후 1시~ 2시30분 매일 3차례 중구의 큰 길가를 청소한다.

환경공무관들은 빗자루를 쓸면서 곧잘 100원짜리 동전을 발견한다. 그러나 동전 자체가 소액인데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동전을 밟고 다닌탓에 찌그러진 경우가 많아 환경공무관 대부분은 쓰레기로 간주해 그대로 작업포대에 넣었다.

하지만 100원짜리 동전이 아깝다는 생각에 주운 후 작업이 끝나고 휴게실로 돌아와 커피 자판기를 이용하거나 이를 모아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는 환경공무관들도 있었다.
 

일부 환경공무관들은 점심식사를 하고 받은 거스름 동전을 휴게실 입구의 신발장 위에 놓기도 했다.

어느날 신발장 위에 수북히 쌓인 동전을 보고 한 환경공무관이 '이것을 모아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들은 환경공무관노조 조흥래 중구지부장은 "냇물이 흘러 강이 되는 것처럼, 동전 하나 하나는 푼돈일지 모르겠지만 모으면 큰 돈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은 돈을 간식사는 것 보다 더 좋은 곳에 사용하면 의미가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도 했다"며 "게다가 몇 년전 중구청 건물 청소를 담당하는 위생원들이 각 사무실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을 따로 분리수거해 판매한 금액을 모아 연말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여 화제를 모은 것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조흥래 지부장은 각 권역별 환경공무관 반장들을 불러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반장들은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지부장의 의견에 동의했고, 공무관 휴게실 5곳에 돼지저금통을 비치했다.

간식비로 사용하던 동전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는 것에 반대하는 환경공무관들은 없었다. 오히려 이를 실천하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 환경공무관들이 저금통에 모인 동전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중구청)

 

이들의 적극적인 동전 모으기 실천으로 매년 12월 중순이면 그동안 모은 돼지저금통을 노조사무실에서 개봉하는 것이 환경공무관노조 중구지부의 새로운 전통이 됐다.

이렇게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모은 동전 금액만 약 880여만원이다.

처음에는 돼지저금통에 있는 동전만을 모아 기탁했으나 본인들도 조금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일부 환경공무관들의 뜻을 받아들여 지금은 전 환경공무관들이 십시일반 연말에 낸 회비를 더해 기탁하고 있다.

 

한 환경공무관은 퇴직을 앞두고 10만원의 성금을 내기도 했으며, 환경공무관 상조회에서는 상조회비 일부를 성금에 보태고 있다.

이처럼 모은 동전에 성금까지 보태 환경공무관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낸 금액이 무려 2100여만원에 이른다.

조흥래 지부장은 "많은 돈을 내야만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도록 새벽 일찍부터 일을 하는 환경공무관들도 서민이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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