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요금 청구지 바꿔 참여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올해 전북지역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구민 행세를 하며 여론조사를 방해한 응답자들이 무더기로 송치됐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및 업무방해 위반 등 혐의로 주동자 34명과 단순 허위 응답자 133명 등 16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평균 15% 안팎이던 응답률이 비슷한 시기 다른 업체의 조사에서는 40~50%까지 치솟으면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8개 지역의 여론조사 조작이 의심된다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응답률이 높은 5개 지역을 추렸다. 이 중 허위 응답자가 1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임실군과 진안군을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2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실제 거주지가 아닌 임실군이나 진안군으로 변경해 해당 지역 선거구민인 것처럼 여론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동자들은 가족과 지인에게도 청구지를 옮기도록 요구했으며, 당시 진안군수 후보였던 A씨도 주동자에 포함됐다.
지역별 송치 인원은 임실군 103명(주동자 22명·단순 응답자 81명), 진안군 64명(주동자 12명·단순 응답자 52명)이다.
경찰은 이동통신사 등을 압수수색해 두 지역에서 일반 여론조사뿐 아니라 4차례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당내 여론조사에서도 허위 응답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했다.
다만 허위 응답의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는 등 매수 행위나 A씨 외 다른 후보자·정당의 연루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보자나 정당과의) 관련성을 밝히려면 허위 응답자들의 자백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압수물에서는 관련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실과 진안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역의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허위 응답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에서는 제8회 지방선거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장수군수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불거져 전·현직 군수의 가족과 측근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에도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장수군으로 옮겨 경선 여론조사에 허위 응답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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