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임종인 기자] 실내 놀이시설 입구에 ‘초등학생 입장 자제’ 안내문을 붙였더라도 위험 조형물 주변의 경고와 출입 연령 통제, 안전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업주가 사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14단독 이 판사는 놀이터 업주가 피해 아동과 어머니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과 피해자 측의 손해배상 반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일부 패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업주는 피해 아동에게 1003만9559원, 어머니에게 25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법원은 높이 1m가 넘고 상단부에서 바닥으로 향하는 경사가 가파른 야구모자 모양의 조형물에 낙상 위험을 알리는 주의나 경고문이 없었던 점을 업주의 책임 근거로 판단했다. 서류상 지정된 안전 관리자가 자리를 자주 비웠고, 시설과 연계된 카페에서 음료를 제조·판매하던 직원들만으로 현장을 통제하기 어려웠던 점도 고려했다.
이도경 판사는 “해당 조형물은 낙상 우려가 있음에도 경고문이 없었고, 출입 어린이 연령 통제와 관리자의 안전 관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업주가 시설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 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는 2023년 4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대형 쇼핑몰에 있는 무료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발생했다. 어머니와 놀이터를 찾은 초등학생 피해 아동은 야구모자 모양의 조형물에 올라가 놀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손목 부위 뼈가 심하게 부러진 아동은 핀 고정술 등 큰 수술을 받았다.
이곳은 주로 7세 이하 영유아 이용이 권장되는 무료 개방형 시설이었다. 입구에 초등학생의 입장 자제와 보호자 동반을 요구하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엄격한 연령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아동도 제지 없이 입장했다. 업주는 이러한 안내 내용을 근거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단, 법원은 보호자인 어머니가 아동을 적절히 제지하거나 관리하지 않은 책임도 있다고 봤다. 이 판사는 “입구에 초등학생 입장 자제 및 보호자 책임하에 안전에 유의하라는 수칙이 안내돼 있었음에도 보호자의 적절한 제지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업주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4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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