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인의 노후,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기준 현실화에서 시작해야

시민일보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10-06 14: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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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무 사회복지학 박사


농어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어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어촌의 정주여건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든든한 노후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이 있다.

농어업인은 일반적인 사업장 근로자와 달리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농어업인에게 국민연금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2026년에는 보험료 지원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금액이 월 103만 원에서 106만 원으로 인상됐고, 월 최대 지원액도 5만350원으로 상향됐다. 제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현재의 지원기준이 농어업인의 실제 보험료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2026년 기준소득월액이 106만 원 이하인 농어업인은 연금보험료의 50%를 지원받지만 이를 초과하면 지원액은 월 5만350원으로 고정된다. 소득과 납부보험료가 증가해도 지원액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납부보험료에서 정부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낮아지는 구조다.

다른 사회보험료 지원제도와 비교해 볼 필요도 있다. 소규모 사업장(10인 미만)의 저소득근로자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은 월평균소득 270만 원 미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물론 두 제도는 지원대상과 목적, 지원방식이 서로 달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사회보험 가입을 촉진하고 보험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보면 월 106만 원과 270만 원이라는 지원기준의 차이는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농어업인은 사업장가입자처럼 사용자와 보험료를 분담하는 구조가 아니라 지역가입자로서 보험료를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 시대 농어업 소득 또한 기후와 작황, 농수산물 가격 등 여러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지원기준을 매년 일정 금액씩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농어업인의 실제 소득수준과 보험료 부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지원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농업인 국민연금 보험료 월평균 지원인원은 2021년 약 32만6천 명에서 2025년 약 25만5천 명으로 감소했다. 물론 농어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어업 종사인구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노후의 연금수급권과 급여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인 사회보험제도인 만큼 보험료 부담 때문에 가입이나 납부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제는 농어업인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기준을 현실에 맞게 단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재 월 106만 원인 기준소득금액을 농어업인의 소득수준과 보험료 부담, 다른 사회보험료 지원제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일정 수준까지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두루누리 사업의 월 평균소득 기준인 270만 원 수준도 장기적인 검토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는 두 제도의 기준을 같게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사회보험료 지원제도 간 격차와 농어업인의 현실적인 부담을 함께 살펴보자는 것이다.

기준소득금액이 상향된다면 최대 지원금액도 이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어업인의 소득수준과 물가,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등의 변화를 반영해 일정 기간마다 지원기준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체계 및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원 확대에는 국가재정과 지원대상 규모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 만큼 일시에 큰 폭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재정여건과 정책효과를 살피면서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어업인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은 매월 몇만 원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만이 아니다. 보험료 납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 가입기간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두터운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다.

농어업인의 안정적인 노후는 농어촌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되어 있다. 이제는‘지원제도가 있는가’를 넘어‘실제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수준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농어업인이 보험료 부담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과 납부를 주저하지 않도록 하는 것,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기준의 현실화는 농어촌의 노후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고 두텁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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