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범인일까? ‘가까이 있는 사람’이 범인일까? - ‘범죄와 범인’ 추리 연습(Ⅱ) [탐정학술칼럼 제38회]

시민일보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10-12 08: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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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이번 주는 지난 제37회의 [1. 현장 관찰을 통한 ‘범인ㆍ범행시점ㆍ범행장소ㆍ범행동기ㆍ범행방법 등 추리 연습]에 이어 [2. 연고감과 지리감의 존부로 본 범죄와 범인의 윤곽 등] 추리 연습이 이어집니다.

2. ‘연고감’과 ‘지리감’ 존부로 본 범죄와 범인의 윤곽 – 추리연습Ⅱ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한 가지 명료히 해 둘 것이 있다. 탐정은 수사 요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사’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수사의 주체’가 ‘범죄와 범인에 관하여 벌이는 활동’이다. 하지만 탐정의 관찰이나 추리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유사한 부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수사기관의 수사에 기여하게 될 여지가 적지 않은 직역이라는 점에서 ‘범죄와 범인’이라는 테마를 추리 학습 소재로 삼았음을 말해둔다.

(1) ‘감’과 ‘감조사’의 정의


수사나 조사 영역에서 ‘감(感)’이란 [범인과 피해자와의 인적 관계성을 말하는 연고감(緣故感)]과 [범인과 범행지 간에 존재하는 지리적 사정인 지리감(地理感)]을 말하며, 이와 같은 [연고감이나 지리감] 등이 범죄와 얼마나 깊은 관계성을 지니고 있는지, 또 그러한 관계성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 졌는지 등을 가리는 수사를 ‘감수사’ 또는 ‘감조사’라고 한다.

※수사 영역에서 ‘감(感)’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직감(直感, 촉)과 감수사(感搜査)를 논하는 연고감과 지리감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감조사’는 연고감과 지리감의 존부를 밝히는 횡적 수사이자 과학 수사의 일종이고, ‘직감(촉)’은 모든 수사에 널리 적용되는 추리의 시발(始發)이라는 점에서 ‘감(感)’의 쓰임에 구분이 필요하다. 즉, ‘감조사는 직감(촉)을 기초로 하는 조사이다’라고 말하면 틀린 말이 된다. ‘감조사는 연고감과 지리감을 밝히는 조사이다’라고 표현되어야 한다.

(2) 감의 종류와 감별 존부 판단 요소


1) 감의 종류

[연고감과 지리감]

① 연고감((緣故感)이란, 범인과 피해자 및 그 가족이나 피해 가옥과의 인적·사회적 관계성이나 생활상의 연관성을 말하며, 연고감이 있는 사건은 대개 지리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살인, 주거침입절도, 스토킹, 사기, 협박 등).

※ 연고감 가운데 범인과의 관계가 매우 깊은 것을 ‘농감(濃感)’이라 하고, 범인과의 관계가 그리 깊지 않거나 희박한 것을 ‘박감(薄感)’이라 한다, 한편, 범인과 피해자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을 ‘직접감(直接感)’이라 하고, 범인이 피해자와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범행한 경우를 ‘간접감(間接感)’이라 말한다.

② 지리감((地理感)이란, 범인이 범행 장소나 그 주변 지역의 도로, 골목, 출입구, 도주로 등 지리적·공간적 특성에 익숙한 정도를 뜻하며, 이러한 지리감은 연고감에 비해 조사 대상도 많고 조사 범위도 넓다(연쇄절도, 유괴·약취, 방화 등).

2) 연고감과 지리감 존부 판단 요소

<연고감이 있는 경우: 예시>

-우리 속담에 ‘아는 놈이 도둑’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의 형편을 잘 아는 사람이 도둑질도 하고 속임수도 쓴다는 얘기다. 이는 ‘연고감’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가족, 친족, 친지, 전·현 동거인, 전·현 고용인, 친구나 면식자, 가족의 친구 등
○학연 또는 본적지나 출생지, 전 거주지 등에서의 교류나 인연으로 내왕한 사람
○직장(사업) 관계인, 최근 경쟁 및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
○가옥의 신축·개축·관리(유지), 전·월세나 매매 등에 참여한 사람
○각종 배달 및 수금, 판매 및 AS, 검침 등으로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사람
○거래 및 대차 관계로 피해자의 현금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
○피해자의 일기, 메모, 명함, 거래 장부, 통화 기록 등에 나타난 인물
○가족의 여행이나 출장, 야근일 등을 잘 알고 있을 만한 사람
○위에 열거된 사람 등을 통해 피해자를 알게 된 사람 등

<지리감이 있는 경우: 예시>

-‘근자지소행(近者之所行)’이라는 말이나 ‘길이라도 알아야 뭘해먹어도 해먹지’라는 말은 공간적으로 가깝거나 지리적 사정에 밝은 사람이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의 얘기라 하겠다. 이는 ‘지리감’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범행지 부근에 거주 또는 거주하였던 사람
○범행지 부근에 통학, 통근 등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
○범행지 부근에 친척, 친구, 단골집 등이 있어 내왕한 일이 있는 사람
○범행지 부근 공사장이나 업소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
○범행지 부근에 배달 및 수금, 판매 및 AS, 검침 등으로 내왕한 사람
○범행지 부근에 살고 있는 유사 범죄의 전력이 있는 사람 등

(3) 감조사의 중요성과 효용


-감조사에서 ‘연고감’은 사람을 좁히고, ‘지리감’은 범행 공간을 압축한다-

한마디로, 연고감 조사는 ‘누구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또는 ‘피해자의 생활상을 누가 잘 알고 있는가?’를 밝히는 작업이고, 지리감 조사는 ‘그 장소를 얼마나 잘 아는가?’ 또는 ‘이 장소에 접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를 가리는 작업이라 하겠다.

1) 감(感)조사의 중요성

① 감조사는 ‘범행의 동기’ 및 ‘범행의 단서’와 ‘범행의 범위’를 파악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② 감(感)의 종류와 정도(程度) 분석을 통해 수사의 방향과 범위 결정에 기여한다(수사방침 결정의 효율성)
③ 용의자를 압축하여 진범으로 지목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용의자 판단 자료)
④ 입증상 중요한 정황증거(간접증거)가 될 수 있다(예: 비밀스러운 곳에 은밀히 숨겨둔 현금을 순식간에 절취하는 경우 등)

2) 감조사의 효용

① 경찰의 감수사는 빈집털이 등 절도범 검거와 강도(침입범죄), 방화, 유괴·감금, 살인·상해, 스토킹 및 보복범죄 등 해결에 크게 효용을 발휘하고 있다.
② 탐정업 영역에서의 감조사는 가출인 등 실종자 찾기, 부정행위(不貞行爲) 포착 활동, 목격자 탐문 등 사실관계 파악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4) 감조사 시 착안할 사항(例示)


⬜ 연고감 조사 - 범인과 피해자와의 인적 관계성 및 생활상 연관성 등

-피해자의 집을 정확히 알고 침입한 것으로 보이거나, 피해자의 출·퇴근 시간 또는 정기적으로 병원 등에 갔다오는 시간 등을 아는 듯 이루어진 범행, 특정인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협박 등은 대개 연고감이 높은 경우이다-

1) 범행 장소로 본 연고감
○주변에 부잣집도 많은데 특히 피해자 집만을 목표로 한 경우
○외견상 돈이 없어 보이는 집에 현금만을 목적으로 침입한 경우
○피해 장소가 의외(意外)의 장소인 경우에는 인적 연고가 있는 범인의 유인 술책으로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피해 장소로 가서 피살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2) 특수 사정으로 본 연고감
○내부 구조, 가족 수, 가족의 습관(음주 귀가, 새벽 출근 등)등을 알고 있은 경우
○다액의 현금을 집에 일시 보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침입한 경우
○침입시 마당의 개가 크게 짖지 않는 경우(왕래가 잦은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3) 침입 방법으로 본 연고감
○가족 외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침입구나 도주로를 머뭇거린 흔적도 없이 쉽게 침입 또는 도주한 경우
○대문 열쇠 등을 일시 감추어 둔 대문 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연 경우

4) 접대나 숙박 상태로 본 연고감
○손님이 접대를 받은 흔적이 있는지 여부와 마신 커피잔이나 포크, 사용한 휴지 등이 몇 명의 것에 해당하는지로 연고 및 공범 등 추정
○침대 상태로 보아 범인이 자고 갔는지 여부로 연고감 및 농감 추정

5) 협박 등의 행태로 본 연고감
○시종일관 복면 상태로 주인을 협박했는지 여부
○공범 중 1명은 의도적으로 가족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회피한 경우
○피해자의 눈을 가리거나, 이불로 머리를 덮어 씌우는 행동, 범인이 피해자가 있는 곳에 들어오지 않은 경우
○위협만 할뿐 상해나 상해의 의도는 보이지 않는 경우
○말은 하지 않고 행동으로 피해자를 지시하거나 말씨나 말투를 의도적으로 꾸민 경우

6) 목표물 물색 요령으로 본 연고감
○귀중품의 보관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
○특수한 물품(증서, 계약서 등)만을 요구한 경우

7) 위장 여부로 본 연고감
○범행 후 현장을 위·변작 시켰는지 여부(타살을 자살로, 내부자 소행을 외부인 소행으로 꾸민 공작 등)
○내부인(면식범)의 살해 방법은 대체로 잔인할 뿐만 아니라 대개 확인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하지만 근친자의 살해인 경우 대체로 사체 훼손이 적고, 다소 정중하게 다룬 듯한 흔적이 있다(이불이나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놓는 등).

⬜ 지리감 조사 - 범인과 범행지와의 관계성 및 접근성 등

-복잡한 골목길을 이용해 접근 또는 도주했거나, 외부인이 찾기 어려운 건물의 출입구를 쉽게 이용한 경우, 낯선 지역에서 주변 교통편을 신속하게 이용한 범인은 대개 지리감이 높은 경우이다-

1) 범행 장소로 본 지리감
○그 지역 주민이 아니고는 감히 범행처로 선정하기 어려울 정도의 장소라면 대개 지리감이 밝은 자의 범행이다.
○다만 최근의 범죄를 보면, 평소 지리감이 없는 사람이 타인의 안내나 우연한 선택으로 사전 답사를 한 후 범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외딴 장소에서 발생한 범죄, 산업단지나 창고에서 발생한 범죄, 특정 상가나 영업장에서 발생한 범죄 등)

2) 범행 전후 행동으로 본 지리감
○밝은 길이나 경찰기관이 있는 길은 피하고, 타 지역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동네 사람들만이 주로 이용하는 지름길을 택해 이동한 경우
○차량으로 뒤쫓기 어려운 골목길이나 통행인이 많은 상가 뒷골목 등을 통해 도주한 경우

3) 교통상황 검토로 본 지리감
○범행 지역의 지하철 환승로, 버스 터미널, 기차역, 택시 승강장, 교통 수단의 발착 시간을 사전에 알고 이용한 자
○범행 장소 주변에 무단 주·정차할 공간이 상존하고 있는 점을 이용한 자
※교통 상황은 단순한 이동 정보가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연결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

4) 범행대상자 물색으로 본 지리감
○통학, 통근, 배달 등 일정한 장소를 정기적으로 통행하는 자를 선택한 경우
○호화 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특정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범죄는 대개 지리감에 밝은 경우이다.

5) 범인의 언어로 본 지리감
○범행자가 피해자에게 그 지역에 밝은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상호, 도로명, 건물명, 인명(人名)등을 말한 경우
※말은 사람의 생각을 드러내고, 때로는 그 사람이 익숙하게 살아온 공간의 흔적도 드러낸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공익정보탐정단고문,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70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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