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8부는 오원춘(43)에게 납치·살해된 A씨의 유족 4명이 "경찰의 늑장 수사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213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1억800만원의 국가배상금을 인정한 1심보다 대폭 줄어든 규모다.
재판부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잘못은 있지만 이 정보가 제대로 전달됐더라도 피해자가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생존해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더라도 오원춘의 난폭성과 잔인성을 고려하면 생존 상태에서 구출할 수 있었을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가 피해자의 사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인정하지 않고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만 받아들였다.
앞서 오원춘은 2012년 4월1일 오후 10시30분께 경기 수원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A씨(당시 28세·여)를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A씨가 납치된 후 경찰에 위치를 알리는 112 신고를 했는데도 초동수사가 미흡해 결국 생명을 잃게 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61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심은 "경찰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며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대신 피해자자가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은 오원춘의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가의 책임을 30%로 한정해 1억8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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