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제가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민형기 재판관)는 17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와 관련 당사자인 김황식 시장은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의 기본정신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인데 이 법은 너무 성급하게 만들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독소적 요소에 대해 세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제대로 손질해서 주민소환법의 원래 취지에 충실하게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헌법소헌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김 시장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1조·11조 등이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 대한 구체적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시장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조은’의 안승국 변호사는 “주민소환법이 소환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정치적 입장이 다르거나 선거에 패배한 상대방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무제한 소환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 이해관계인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대리인 법무법인 ‘홍익’의 윤성한 변호사도 “선거 당선인을 법률이 보장하는 임기 이전에 소환하는 것은 선거법을 만든 입법자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신분을 박탈하는 소환을 무제한 허용할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행안부 측 정연명 선거의회과장은 “헌법소원은 국가 또는 공법인 등의 행위로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때 제기할 수 있다”며 “청구인은 하남시장이기 때문에 기본권의 의무 이행자일 뿐 기본권의 주체로 볼 수 없으므로 잘못된 청구에 대해 헌재는 각하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또 주민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덕수’의 최병모 변호사도 “주민소환은 법적 책임이 아닌 총체적인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주민소환 사유를 법령 등으로 제한할 경우 주민투표 결과 자치단체장이 소환 사유에 해당함에도,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결단을 법원에 맡길 수밖에 없어 민주주의 제1원칙인 주권재민 원칙을 법원이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구인 측 참고인과 이해관계인측 참고인의 주장도 엇갈렸다.
신봉기 경북대 법대 교수는 “소환대상자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심의 방법이 규정돼 있지 않다면 위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 반면, 이기우 인하대 법대 교수는 “소환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 의지에 달린 문제다.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거나 평등권에 어긋난다는 위헌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앞서 김 시장은 하남시에 경기도 광역화장장 유치 계획을 발표한 뒤 전국 최초로 주민소환투표가 청구되자 지난해 7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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