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료유출 뒤늦게 쟁점화… MB 고육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09 19: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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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7.7개각’ 비판 비켜가려 공론화… 언론플레이 펴나”
청와대 “전직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비공식반환 요청했었다”



이명박 대통령 측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청와대 내부망 자료 유출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고록 발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고육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각의 주장에 의하면 노 전 대통령은 향후 회고록 집필에 필요한 일부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자료들 가운데는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당시의 활동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는 것. 따라서 당시 인수위원들의 잘못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 우려로 촉발된 대응책 등이 이번 청와대 발 문서 공방의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특히 민주당 측은 청와대가 ‘7.7 개각’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비켜가려고 자료유출 사건을 공론화하는 등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우선 청와대는 정부 출범 4개월만인 9일에야 이 문제를 쟁점화 시킴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청와대는 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봉하마을로 반출된 ‘별도의 e지원 시스템’은 지난해 편성된 정보화사업비 예산에서 집행된 게 아니다”며 “청와대가 아닌 ‘제3의 민간회사’가 발주해서 청와대내에서 작업한 뒤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측도 적절한 협의 없이 자료를 반출한 점을 인정했다”며 “무단 반출한 자료의 즉각적인 반환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료유출 문제를 쟁점화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언론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7.7 소폭개각’ 문제는 한쪽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청와대가 이제 와서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며 “‘7.7 개각’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비켜가려고 자료유출 사건을 공론화하는 등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6월 중순 자료유출 사건에 대한 첫 언론보도가 있었을 때는 “자체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요지의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반면 이번에는 조심스럽게나마 검찰 고발 의사까지 내비치면서 공세모드로 전환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

이와 관련,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날 “전 정부를 공격해서 현재의 어려움을 넘기려는 의도”라며 “대통령기록물의 경우 전직 대통령의 비망록이나 의사협정 과정을 현직 대통령이 보고 쟁점화 할까 봐, 현 정부에서 못 보게 하는 것인데 청와대가 왜 이를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자꾸 ‘한판 붙어보자’는 식으로 나오는데 정권이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은 상식에도 어긋나고 국민적 동의를 얻기도 어렵다”며 “세종로 1번지가 왜 봉하마을 같은 촌구석과 각을 세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쇠고기 파동’의 불씨가 아직 사그러들지 않은 상태이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둘러싼 ‘차관 대리 경질’ 논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 관련 논란 등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주변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중인 시점에 굳이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무리수를 둔 점을 들어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려고 조심해 왔다”는 청와대측 주장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퇴임 이후 오히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을 압박해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노 대통령이 회고록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가져갔다는 점에 비춰, 이명박 대통령이나 인수위 당시 이 대통령 측근들의 잘못된 행태가 회고록에 담길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도 있고,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고 그간 비공식적으로 반환 요청을 해 왔다”며 “그러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또 다른 오해가 생겼기 때문에 일단 우리 측이 파악한 것까지 발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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