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경 변호사 “규정 많아 국민 이해 어렵고 공정 앞세워 자유 위축시켜 위헌”
네티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네티즌 권리 회복 우선돼야”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는 공직선거법 93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가 지난 30일 김성수 국회의원실과 시민일보 공동주관으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네티즌 등 많은 이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과 네티즌들은 공직선거법과 관련,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는 선거법 93조는 반드시 철폐돼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미 지난해 부터 3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이 조항에 걸려 수사를 받았고, 벌금형을 받은 네티즌들이 상당수에 이른 현실에 대한 불합리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네티즌을 대표해 이진우(필명 관찰자), 박민수(필명 팔공)씨와 중앙대 이상돈 교수, 정수경 변호사, 곽성문 전 국회의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 앞서 김성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공직선거법 93조로 인해 3000여명의 네티즌이 조사를 받고 이중 800명이 기소된 것은 상당한 문제점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오늘 토론회가 이같은 현실적인 문제점에 대해 진지한 논의로 대안을 제시하고 선거법이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일보 홍문종 회장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불합리성으로 인해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공직선거법의 실질적인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선도한다는 측면으로 시민일보는 매우 큰 자부심을 갖는다”면서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수(필명 팔공)씨는 공직선거법 적용과 언론의 역할과 관련, “인터넷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공영 방송에서 이회창 후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2007년 대선에서도 메이저 언론사는 특정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했다”면서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도 공영방송과 메이저 언론이 특정인의 승리를 가져다 줬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만약 경선당시 공영방송만이라도 공정한 보도를 했으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불가능했다. 그같은 부당한 결과 때문에 네티즌들은 공선법 93조를 알면서도 위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인 것은 쇠고기도 대운하도 촛불시위 때문도 아닌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불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선법 93조와 관련해 다수의 선량한 네티즌들이 입건되고 기소됐는데 법을 알고 있는 이들이 왜 전과자가 되는 길을 자처하고 나서야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음모가 난무하는 현실속에서 언론이 제각기 펜을 나눠 왜곡보도를 서슴지 않았기 때문에 네티즌이라도 나서서 실상을 알려야한다는 책임감의 발로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공선법 93조는 이러한 이유로 폐지돼야 하며 작금의 권언유착의 고리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재오 의원의 경우 모든 영향력을 행사하며 박근혜 후보를 공격했으나 중앙 언론에서 이 점에 관해 크게 논의한 적이 없다. 지금의 법은 네티즌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그래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악법이다”고 강조했다.
칼럼니스트 이진우씨는 “현재 약 3000명의 네티즌이 조사를 받고 있는데 관할이 명확하지 않아 특정지역에서 몰아 잡는 경우가 있다. 정치인은 서로 좋게 넘어가지만 네티즌은 그렇지 못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부연설명을 했다.
정수경 변호사는 “문자메시지 전송이나 영상 등 어떤 행위도 선거 180일전부터 중단해야 한다. 문제는 선거법이 전체적으로 위헌소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자유와 공정성 문제 중 더욱 중요한 것은 자유다. 선거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이면 모두 금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쉽게 만들어야 할 법을 변호사한테도 어려울 정도이니 위헌적 소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변호사인 본인도 선거법 저촉여부를 알려면 법을 봐야 하고 이를 고민하게 된다. 그만큼 선거법이 너무 많은 규제로 복잡해서 국민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면서 “공정을 너무 앞세워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켰기 때문에 현행 선거법은 위헌이며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행 선거법은)좋은 정보만 알고 나쁜 정보는 말하면 안되고, 정당에게도 유리한 말만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것은 능력 있는 정치인을 발굴하는 것을 막는다”면서 “선거에서 좋지 않은 정보를 줘도 위법이 되는 것이 현재 선거법의 문제”라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허위 사실 유포는 잘못된 사안이므로 사전 방지를 위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현행 선거법은 기본적으로 개인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유를 너무 제한하고 있으며, 깨끗한 선거를 위한 취지를 너무 극단화해서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다. 참정권 침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현재 법체계가 개인이 개인을 비판하는데 제약이 많으며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규제가 크다. 후보자가 너무 개인을 비판하는데 한계가 있어 자유를 너무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하는 것도 언론사는 할 수 있지만 공정성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 언론에 대해서는 비판보도가 가능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이어 “제대로 된 글과 언론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명예훼손법도 문제가 있다. 미국 언론매체는 국민의 알권리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단순과실로 오보를 내고 명예훼손을 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단지 언론이 (정치현실을)받아쓰기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잘못돼 (당사자로부터 고소라도 당하게 되면) 회사는 망하고 개인은 범법자가 된다는 염려로 위축돼 있어 제대로된 진실을 추구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화가 되어도 참정권, 표현의 자유 보장이 문제”라며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하거나 싫어하는 후보를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 명예 훼손을 너무 의식해야 하는 법 현실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언론은 2002년 대선 때 김대업의 주장을 그대로 전한데 불과하고 진실을 취재하지 못했다. 취재를 잘못하면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이 현실 때문이며 이는 언론의 자유를 너무 제약하는 것”이라며 “명예훼손의 제약을 풀면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문사설도 사실적시를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이 신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경우”라며 “우리 언론은 군사정권의 사전검열에서는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공선법, 명예훼손법으로 많은 규제와 제약이 있으므로 명예훼손을 없애야 활발한 언론활동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곽성문 전 국회의원은 “네티즌 3000명이 조사를 받고 800여명이 기소된 사실에 놀랍다”면서 “현재 공선법은 사실 오세훈 특별법이라고 하는 법안이다. 이 법은 당시 반대 없이 그냥 통과됐고 돈과 조직을 묶고 입을 열겠다는 취지엿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돈 드는 선거유세를 없앤 것은 잘한 일이지만 일을 푸는 것이 문제였다”면서 “공선법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법에는 단지 배부, 첨부, 살포 등에 대한 것만 있는데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데도 없다. 돈 안 쓰고 후보자를 알리는 것이 인터넷으로 한다는 취지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선법 93조 때문에 800여명이 처벌을 받았는데 조항 자체가 너무 구태의연하다. 과연 93조로 인해 인터넷 댓글에 대해 고발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특히 박사모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 전부 고발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93조는 인터넷을 활성화 하자는 취지로 만들었으나 어느 특정 후보를 지지한 측만 처벌을 받는 것은 정권을 장악한 승자의 횡포다. 공선법은 돈으로 선거하지 말고 인터넷을 활용하자는 법인데 거꾸로 돼 가고 있고 특정 후보 지지했던 곳만 처벌한다”면서 “인터넷 활용을 향후 선거법에서 어느 정도까지 활용할 것인지가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발언 시간에도 네티즌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자신의 필명이 ‘산지기’라고 밝힌 네티즌은 “나는 정부쪽에서는 범법자이고 내 자신은 공선법의 피해자라 생각한다. 현재 본인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검사와 판사를 대상으로 ‘비평과 비방’의 정의에 따라 싸웠다. 본인은 비평을 주장했지만 사법부는 비방으로 정의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필명 ‘대박사랑’은 “공직선거법은 비공정 선거법이다. 공선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악법이다. 선거법은 사실 중앙선관위가 먼저 수사를 해야 하는데 경찰 사이버수사대가 수사하는 것은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 글을 써서 올렸는데 벌금 300만원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필명이 ‘장강’이라고 밝힌 이영호 경북대 정치학 교수는 “나는 동아닷컴에서 5년 동안 글을 썼다. 지난 대선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9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정치학자가 잘못된 정치를 비판하는게 왜 잘못인가. 총선에서도 사이버수사대의 조사와 경찰,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한 평생 정치학을 공부했고 지금도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는 학자다. 정치학에서는 잘못된 정치권력은 비판하는 것이 정당하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정치발전 및 국가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 공선법은 헌법에 위배된다. 학문, 언론, 양심의 자유에서 순수하게 글을 썼다”고 강조했다.
‘동행자’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네티즌도 “먼저 네티즌들의 권리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99명 중 단 2명의 국회의원이 잘못된 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한탄스럽다”면서 “법을 통과시킨 사람들이 성토되어야 하고 검찰 및 경찰 수뇌부에 항의 방문해야 한다. 우리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진 차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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