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이 추진 중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 대해 “자유투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며 설득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국회에 등원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야당의 압박 수위를 높이는 등 강온 전략을 함께 구사하면서 등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 후 국회에서 고시 연기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의원들은 연행자들이 구금돼 있는 경찰서를 찾아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의원단은 청와대 앞에서 연행자 전원 석방과 경찰 책임자 처벌, 고시 연기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였고 이정희 의원은 은평경찰서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한나라 “밖에서 국민 분열시키는 선동정치 말라”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민주당이 ‘쇠고기 강행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제2의 선전포고’라는 얘기를 했지만, 장관고시는 강행이 아니라 행정절차와 국제법에 따라 순리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7월4일이 되면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 되는데, 제헌의회 이래 국회가 개원 후 최초로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의장단을 뽑지 못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참으로 부끄러운 이야기”라며 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그는 “국회가 국민적 갈등을 해소하는 장이 돼야지 국회 밖에서 국민적 갈등을 부추기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이미 국회도 아니고, 국회의원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야당은 한나라당이 여러 가지 점에서 양보의 양보를 거듭해왔음에도 가축전염병예방법 처리를 안 들어주면 못 들어오겠다고 한다”며 “여야 원내대표 두 명이 국회법 절차를 다 처리해 버린다면 나머지 의원들은 할 일이 없다. 원내대표가 다 해버리면 나머지는 거수기가 된다”며 ‘선(先) 등원 후(後) 처리’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또 가축법전염병예방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회에서 쇠고기 특위를 만들고 긴급 현안 질의를 하자고 이미 제안한 만큼 추가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논의해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고칠 것은 고치는 절차를 취해야 한다”며 “가축법전염병예방법을 안 들어주면 못 들어오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법치주의와 의회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그야말로 폭거”라며 “18대 국회에서 야당은 밖에서 국민을 자극하고 분열시키는 선동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정당으로서 존재의 근거마저 저버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원내 제1야당이라는 제 위치를 찾는 길은 국회에 들어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며 “민주당은 대오각성하고 당장 조건 없이 국회로 들어와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제2의 국치일… MB, 결국 루비콘강 건너”
통합민주당 ‘7.6 전당대회’ 경선에 출마중인 추미애 후보는 26일 국회 등원문제와 관련, “지금은 등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문제의 해법을 풀고 논의를 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 시위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고 (여당이) 파트너십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서 할 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는 (정부여당이)국민을 상대로 해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고 국민은 기댈 곳이 오로지 야당뿐인데 정부여당은 아무런 여지를 주지를 않고 있다”며 “우리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라든가 아니면 통상절차법 또 국정조사에 대해서 대통령이 의지를 먼저 천명하면 등원해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고비를 넘기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얻을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굉장한 오판”이라며 “벌써 버락 오바마라는 유력하게 차기 대통령 당선자로 보이는 분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협상력을 다 놓치고서 이렇게 나아간다면 앞으로 한미 FTA에 대해서도 가질 수 있는 협상력을 다 놓치고 그냥 무릎 꿇고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정부의 쇠고기 협상 관보게재 발표에 대해 “오늘은 정부가 국민주권을 포기한 제2의 국치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주권 민생안정 비상회의 정책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비난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결국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정부의 강경진압 방침에 대해 “3공, 5공 군사정권의 혹독한 강압시절에도 초등학생이 잡혀갔다는 말이 없었다. 의원이 그것도 여성 의원이 현장에서 연행됐다는 것도 없었다”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후진국가로 전락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6일은 이명박 정권이 주권재민원칙을 거부한 제2의 국치일”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잘못된 정책을 무리하게 끝까지 강행된데 대한 책임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 국내법으로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효력을 제한하고 통상절차법을 제정하고, 광우병 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도 “오늘은 정말로 국민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국가 위상을 추락시킨, 이명박 정부가 자행한 대단히 부끄러운 날이다. 21세기 국치일”이라며 “역사가들은 모든 책임을 이명박 정부의 책임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장관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비롯해 이미 제기한 헌법소원과 가축법 등 관련입법 제·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노당 “국민에 대한 쿠데타… 끝까지 싸우겠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는 이날 한미 쇠고기 관보게재와 관련, “국민에 대한 쿠데타”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미국 정부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보증도 하지 않은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으로 협상을 해놓고서는 90점짜리 협상이라고 자화자찬을 한다”며 “(이는) 국민을 완전히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쇠고기 협상 때문에 망하는 정권이 될 것”이라며 “끝까지 이 정권의 발목을 잡히는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천영세 대표와 의원단들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끝끝내 국민을 버렸다”며 “결국 그들은 국민의 요구가 아니라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오늘은 정부와 집권여당이 국가 자주권과 식탁안전을 포기한 ‘대한민국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주권과 건강권을 미국에 갖다 바친 망국의 주역으로 친미 매국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에 고시 강행 소식을 듣자 곧바로 청와대 정문으로 뛰어갔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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