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추가협상’ 정부 또 뭇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6-22 16:27:4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김성훈 前농림부 장관-“金본부장의 거짓말에 분노… 특별한거 없는 생색내기”
통합민주당-“국민들 불안감 전혀 해소하지 못한 형편없는 협상”
자유선진당-“문제 본질인 검역주권 전혀 언급없어 국민 우롱 불과”
민주노동당-“25일께 장관고시 강행은 李대통령 정권퇴진일 될 것”



정부의 대미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 제기가 정권의 도덕성 질타 양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국민이 신뢰할 때까지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미국 내수용으로 적절하다고 증명된 QSA에 추가해 30개월 미만만 수출하겠다는 확인을 받아낸 것”이라고 협상 내용을 밝혔다.

이번 추가 협상을 통해 우리 정부가 얻은 것은 업계의 자율 규제를 미국 정부가 간접 보증하는 ‘한국 QSA’라는 월령 제한 프로그램으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출하겠다는 미국 육류 업계의 자율 규제를 미국 정부가 보증해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수입쇠고기 안정성에 대한 보증강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에 따라 갈등 국면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수조사 권한이 확보된 것도 아니고 ‘한국 QSA’라는 자율 규제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모든 육류 업체가 가입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추가협상이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전 유엔 식량농업기구 식품유통 담당관)은 “미국의 QSA 프로그램은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실시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국민에게 생소한 영어 용어를 쓰며 대단한 것인 양 내놓았지만, 특별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거짓말을 보고 있자니 분노가 치민다. 입만 열면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이어 그는 “김 본부장이 자랑스레 발표한 안으로는 절대로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전 장관은 “30개월 미만의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 중 일부(머리뼈, 뇌, 눈, 척수)를 들여오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도 대단할 게 없다”며 “일단 수입업체의 자율 규제에 의존하고 있어서 정부 간의 검역 합의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규제하기로 한 뇌, 눈 등은 애초 국내에 수요가 거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 건강을 염두에 뒀다면 국내 수요가 많지만 광우병 위험이 큰 내장, 사골뼈, 꼬리뼈, 회수육(ARM) 등의 교역을 중단해야 했다”며 “김 본부장은 이런 부위를 다 들여오면서 대단한 성과라도 올린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이 위험해지는 대신 미국의 축산업계는 연간 3억달러(약 3000억원)를 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들도 일제히 “국민우롱”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통합민주당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형편없는 협상 결과”라고 공세를 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대책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추가 협상에 있어서도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외교적 미숙함과 조급증만 보여줬다”며 “특히 추가협상으로 국민 건강권과 검역주권에 관한 근본 해결책은 아무것도 강구치 못한 대단히 미흡하고 부족한, 국민을 만족시킬 수 없는 협상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김종률 정책위부의장도 “한국QSA는 한마디로 독소가 많이 포함된 트로이 목마라고 규정할 수 있다”며 “그동안 잘못된 독소조항이 전혀 해소가 안됐고 30개월 미만 SRM도 포함시키지 못했다. 협상단이 과연 한국 협상단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미국의 일방적 주장이나 미국을 믿어달라는 내용만 있다”고 지적했다.

차영 대변인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형편없는 협상 결과”라며 “기대도 없었으니 실망할 일도 없고 정부의 계속적인 국민 우롱극에 허탈할 뿐”이라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30개월 이상 소 수입 금지, SRM 문제, 검역주권 어느 것 하나 실질적으로 진전된 내용이 없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만큼 재협상만이 국민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문제의 본질인 검역 주권은 전혀 언급조차 없고 방법도 인증마크도 주어지지 않는 QSA(미 농무부 품질시스템평가)를 채택했다”며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직접수출증명(EV)보다 단계가 낮은 품질시스템평가프로그램(QSA)에 합의해 놓고도 EV와 별반 차이 없다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정부가 다음주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의 관보게재 강행을 추진중이나 그 날이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한 이명박 정권이 집권 4개월 만에 하야를 하는 정권퇴진일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재협상 기준에 많이 못 미치는 한계가 명백한 협상 결과”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정부가 오늘 추가협상 내용으로 밝힌 QSA 방식은 국민불안을 해소하기에 미흡할뿐더러 실효성도 없다”며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을 통한 미 정부의 직접보증 방식도 한국 수입위생조건을 동시에 바꾸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보다 보증강도가 더 낮은 QSA를 통한 미 정부의 간접보증 방식은 추가협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수정안이 오는 23일 확정돼 25일께 고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23일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수입위생조건 고시 수정안을 확정하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행정안전부에 고시 게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는 이틀 후에 관보에 게재되면 효력을 발휘하게 되며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으로 국내 대기중인 미국산 쇠고기가 이르면 이달말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새로 수출하는 쇠고기 물량은 한달 이상이 지나야 우리 국민이 접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민간 수출업체들이 농무부로부터 ‘한국 수출용 30개월령 미만 증명프로그램(한국 QSA)’ 승인을 받으려면 2주 정도가 걸리고 한국 QSA로 검증된 쇠고기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또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고시 수정안은 추가협상 결과를 반영해 ‘한국 QSA’ ‘머리뼈, 뇌 등 4개 부위의 추가수입 금지’ ‘현지 검역권 강화’ 등이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1일 쇠고기 추가협상 브리핑에서 “정부가 고시하기 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국민 입장에서 여러가지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최선을 다했고 실질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