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실종… 지역주의·인물마케팅 기승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4-09 20: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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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북풍등 굵직한 이슈 선거판세 영향 못미쳐
선거사상 최초로 특정인물 내세운 ‘친박연대’ 탄생



지난 보름간 치열하게 전개됐던 각 정당과 후보들의 18대 총선 선거전은 이슈와 정책 대신 인물마케팅에 치중하거나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정치에 대한 무관심,염증이 심화되면서 막판까지 두터운 부동층이 형성, 역대 최저의 투표율이 현실화되는 안타까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 문제와 ‘북풍’과 같은 이슈들이 등장했지만 선거 판도를 좌우할 정도의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대신 그 자리에 ‘인물 마케팅’이 등장했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는 우리나라 선거 사상 최초로 정당명에 박근혜라는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내걸고 선거에 참여하는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

친박연대는 선거 광고물에 박 전 대표를 등장시켜 그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했고 ‘우리는 박 전 대표를 5년 후에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정책이나 이념보다는 박 전 대표가 선거목표라는 기현상을 보였다.

통합민주당 주변에서도 호남 지역구 공천에 탈락한 인사들이 주축이 된 ‘DJ 마케팅’이 이같은 흐름에 편승했다.

이에 따라 18대 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총선 보다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내 공천파동 이후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이 ‘친박연대’ ‘무소속 연대’라는 이름으로 정치 세력화에 성공했고, 민주당의 경우에도 ‘공천개혁’ 바람 직후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큰 지지율 격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특히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거부한 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으로 내려가 친박계 무소속 출마자들을 총선 후 복당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복당허용’ 발언을 해, ‘친박연대’에 대한 간접 지원에 나서면서 이 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여기에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지역주의’ 읍소 전략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각종 유세에서 TK(대구경북)-PK(부산경남)핍박론을 내걸고 “한나라당을 뽑으면 그동안 피해본 것을 다 회복할 수 있다”고 호소해 야당으로부터 지역주의 구태에 기댔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이 영남의 상당수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못했고, 한나라당도 호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영·호남에서 특정정당 ‘독식구조’는 깨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자유선진당의 경우에도 지도부가 강세지역인 충청지역에 올인하면서 지역주의를 오히려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4.9 총선의 또다른 특징은 유권자들이 선거 막판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면서 부동층이 당초 30~40%에서 50%로 확대되는 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6일 발표한 조사 결과, 투표의향자 중에서는 지지후보 결정 여부를 질문한 결과 52.5%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고 ‘결정했다’는 응답은 47.5%였다. 이는 지난 2004년 2차 조사에서 결정했다는 응답 56.0% 보다 8.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 인사파동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설익은 정책 남발에 실망한 30~40대 지지자들이 한나라당에 선뜻 표를 던지지도, 통합민주당으로 마음을 돌리지도 못했다고 분석했다.

공식 선거운동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왔던 통합민주당의 지지율이 최근 정체된 것도 이같은 진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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