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폭탄에 민주당 ‘휘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3-05 1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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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전력 배제 원칙 적용땐 김홍업·박지원등 탈락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4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촉발된 통합민주당내 ‘대혼란’이 4일에 이어 5일까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뇌물죄,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 파렴치범, 개인 비리 등 모든 형사범을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을 공천 심사에서 제외하겠다”며 ‘예외 없는 배제’원칙을 밝혔다.

박 위원장의 기준을 적용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신계륜 당 사무총장,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와 이호웅 전 의원 등이 모두 탈락하게 된다.
당 안팎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모두 빠질 경우 총선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박 위원장이 ‘정치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폭탄 발언’을 한 뒤 작심한 듯 “반대할 사람이 있다면 지금 논거를 대라”며 공심위원들을 몰아붙였다.

그 동안 당을 위해 정치자금을 받은 사람에게는 공천 배제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당 출신의 공심위원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맞섰지만 박 위원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급기야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까지 이날 오후 박 위원장을 만나 긴급 조율에 나선 데 이어 당 최고위가 중재안을 들고 공심위를 찾았지만 결국 퇴짜를 맞았다.

공심위는 박 위원장이 제시한 ‘금고형 이상 공천 배제’원칙에는 합의하되 억울한 사람에 대해서는 개별적 심사를 하자는 당 지도부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부적격’ 진단을 내리고 5일 일정도 잡지 않는 등 사실상 ‘파업’에 돌입했다.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 지도부는 지난밤 겪은 산통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학규 대표는 “99마리의 양을 놔두고 1마리의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정신이 정의 구현의 모습”이라며 “억울한 희생양이 여론 몰이에 휩쓸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형사 처벌 받지 않았더라도 부정 비리로 국민 지탄을 받은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어떤 저항이 있더라도 공심위의 활동은 당이 지켜줄 것”이라고 말해 공심위의 주도권을 인정했다.

박상천 대표는 “부정비리 등 구시대적 정치행태에 물들어 있는 분들을 제외하는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절충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오전 중 결단을 내리자”고 말했다.

4일 밤까지 이어진 극한 대치 상황은 잠시 누그러진 분위기지만 공심위가 어느 수준의 중재안까지 받아들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폭풍전야 같은 긴장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박재승 위원장의 결론이 사실상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정·비리에 연루된 민주당의 주요 공천 신청자들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저마다 ‘억울하다’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어 당 지도부와 공심위간 타협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불만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심위원들이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뒷정리는 당 지도부가 해야 하는데 당이 잘 유지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민주당은 5일 중 공천 배제 기준이 마련되는 데로 6일께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정병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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