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수도권 출마자들 ‘좌불안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28 17: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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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고소영 정부' 비아냥...장관청문회 꼬리문 '의혹' 한나라당 총선 출마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8일 국회 장관 청문회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의혹’들과 함께 내정자들의 잇단 낙마에도 불구하고 ‘강부자-고소영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당 공천만 받으면 총선 승리는 따놓은 당상 같던 낙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공천 과정에서 ‘줄공천’ ‘백공천’ 소리가 난무하고 있는데 여태까지 이런 전례가 없었다”면서 “새정부 각료 인선 역시 지역성에 치우치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총선 악재로 떠오르면서 한나라당 총선 출마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한나라당이 노래 불러왔던 잃어버린 10년의 실체가 바로 이런 것인지 묻고 싶다”며 “말로는 서민을 위한 정권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소수 기득권을 위한 의도를 역력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은 오는 4.9 총선에 '쓰나미' 역할을 할 정치적 이슈로 ‘강부자-고소영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강도 높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장관 내정자 1인당 평균 재산이 40억원에 가까운 '부자 내각'이 최대 정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특히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 많은 내각) 전성시대', '강부자(강남 부자) 전성시대' 등 신조어를 만들며 ""서민들과는 딴 세상에 사는 내각""이라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28일 논평을 통해 “기존 각료 내정자에 대해 재검증하고, 새로 조각해야 한다”며, “김성이, 이윤호 장관 후보자도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야당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은 '발목잡기'라고 맞서고 있지만, 국민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더구나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8일 내정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경력위조 의혹, 자녀의 재산증여 문제 등이 전날에 이어 집중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주택 구입 문제와 충남 서천 토지 매입 등 부동산 투기 문제와 경력 위조를 집중 추궁했다.

통합민주당 소속 주승용 의원은 ""후보자가 신고한 전 재산은 15억2000만원이고 이 중 자녀 재산을 빼면 7억8000만원인데 후보자가 구입한 서울 종로구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는 13억3000만원에 샀다. 이 아파트를 산 것은 어떤 돈이냐""고 질문했다.

주 의원은 ""후보자의 장남의 경우 2001년 5월에 4억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분양받고 11월에는 1억5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았지만 한번도 거주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여기서 2억1000만원의 이익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투기가 아니냐""고 추궁했다.

주 의원은 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할 부동산 정책의 주무 장관이 투기목적으로 고가의 초호화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한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뢰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같은 당 소속 이낙연 의원도 이날 정 내정자의 경력증명서를 공개하고 ""정 내정자가 지난 2003년 초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 지원하면서 한남대 '교수'로 근무했다고 적었지만 한남대에 확인한 결과 예우교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내정자의 경력 위조 의혹을 빗대 ""내가 신문사 '객원기자'인데 다른 신문사에 지원하기 위한 이력서에 '기자'라고 쓰면 되겠느냐""고 묻자 ""나는 분명히 교수로 일했기 때문에 큰 잘못은 없다""고 말했다.

또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 부인의 부동산 투자회사 채권 보유 문제가 집중 거론된 가운데, 골프 회원권 보유, 장남에 대한 부동산 증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문병호 통합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부인은 '21세기 컨설팅 주식회사'라는 부동산 투자회사에 4억5800만원 상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투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문 의원은 또 ""배우자가 충남 서산에 '주말체험농장' 명목으로 토지를 구입했는데 확인결과 현재 그곳에서는 아무도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선병렬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혹시 후보자도 '강·부·자'가 아니냐""고 따지듯 물은 뒤, 후보자 부인이 보유한 부동산 '간접투자' 채권과 관련해 ""투자금을 즉시 회수하라""고 요청했다.

특히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후보자가 골프·콘도 회원권 등 8개의 회원권을 신고했는데, 40억여원의 자산 중 회원권이 20%를 차지한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또 김 후보자가 장남명의로 아파트 1채를 증여한 것과 관련, ""현재 장남은 '국민연금 납부 예외자'로 돼 있는데 재산이 7억여원이나 되는데 왜 연금을 납부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후보자는 2002년 모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재테크는 은행 예금을 제외하고는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후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권 등을 많이 획득했다""며 ""평소 '원칙과 정도'를 걸어왔다고 했는데 재테크를 한 것도 소신에 따른 것이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재오 의원도 ""장관후보자의 재산을 보고받고 솔직히 좀 놀랐다""며 ""공직자가 이 정도의 (많은) 재산이 있다면 대다수 국민들은 '돈 많은 사람만 장관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재산이 많은 후보자는) 공직 제의가 오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골프 회원권'과 관련해서도 ""한달에 골프를 한두 번만 하면 되지 회원권이 이렇게 많이 필요있느냐""고 물은 뒤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칫 '고위직은 그 자체로 부를 독점하는 수단이 된다'고 생각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심지어 자유선진당은 이날 “김성이, 이윤호 장관 후보자도 물러나라”는 논평을 냈다.

이혜연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불도저 내각’으로 출범할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내각’이 끝내 좌초되었다. ‘고소영’으로 이루어진 ‘강부자’ 내각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싸늘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을 잘 아는 ‘가진 자’ 위주의 ‘인재 풀’에서 내각인선을 시도했다는데 있다”면서 “대통령이 도덕성 논란을 극복하고 당선됐다고 해서, 내각까지 국민들이 용인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고위공직자에게 기대되는 도덕기준과 품격은 엄정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병역문제, 탈법, 허위경력 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여기에 높은 품격과 능력까지 겸비해야 하는데, 기본 도덕성조차 갖추지 못한 ‘강부자’ 후보들로 인해 아예 높은 품격과 능력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논문표절과 부동산 투기 의혹, 공금 유용 등의 문제가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후보와 미등기 전매, 증여세 탈루,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는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앞서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지난 26일 새 정부 내각 인선과 당 공천 상황을 공개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뒤늦게 대선을 마무리하며’ 라는 글에서 “지금 수도권 표밭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세상에 거저 먹기는 없는 것 같다”며 총선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정부 인선이나 한나라당 공천이 총선 압승을 전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민심은 격변하는 것이며, 국민은 권력이 오만하다 느껴지면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며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것은 기대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자기가 상대 당 후보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결과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게 바로 판단미스의 빌미며 오만의 출발점”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날 서울 양천갑 지역구 출신의 원희룡 의원도 평화방송에 출연, “부글부글 끓는 민심을 현장에서 많이 듣고 있다”면서 “(장관 내정자 중) 몇 분이 낙마하더라도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당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2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분, 또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주신 분들이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고, 한 마디로 와글와글했다”며 지역 민심을 소개하고 “특히 이번에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던 것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해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말 들”이라고 지적했다.

고진화 의원도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들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냐, 견제론이냐 아직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슈가 바뀌면 국민들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이 같은 비판 여론에 밀려 남주홍 통일부, 박은경 환경부,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 등이 도중하차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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