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된 인사청문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27 19: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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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리알 낳는 거위” 맹비난… 박은경·남주홍 내정자 자진 사퇴 여야는 27일 새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 문제로 공방을 이어가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이 전날 총리인준안을 보이콧한 것은 총선용 전략이라며 비난했고, 민주당은 한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새 정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와 연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총리 인준안 장관 인사청문회 연계방침과 관련, 일부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장관후보들에 대해 청와대가 전향적인 입장에서 교체하면 총리 인준에 동의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일부 의혹이 불거진 장관 내정자에 대해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타결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안 되는 것은 저지하는 것이 야당이고 옳은 일하는 것이 야당의 자세”라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과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것은 별개”라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총리가 내각 수장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총리를 통과시켜줄 때 그다음 장관청문회는 어떤 기준으로 하겠느냐는 것이 의원들의 의견이었다”며 “이런 차원에서 국정 전반을 논의하겠다. 협조하되 단호한 야당 되어야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총리로서 적격이냐 부적격이냐를 따져야지 흠결이 제기됐다고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 안하는 것은 총선용 전략이자 여론몰이”라며 “국무위원 내정자 인사청문회 이후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연기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강경론자 중에는 BBK 고소고발자가 포함됐다고 하는데 야당의 책무를 방기하고 법적 책임 모면에 앞장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29일에는 정략에 얽매이지 말고 야당으로써 최소한의 책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은경 환경,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이날 사퇴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한민국에 이렇게 난리를 쳐놓고 지금와서 사퇴하느냐”고 비난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다른 장관 내정자들도 철저하게 검증해서 아픈 국민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변인은 “다른 내정자들은 마지못해 사퇴하고 교체당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당선인은 직접 내정자들을 인선한 사람으로서 상처입은 국민에게 직접 소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장관 내정자들이 대부분 ‘비리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며 “청와대는 이제라도 검증 작업을 통해 문제가 있는 내정자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재산형성 의혹 =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7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형성 과정과 일본 국채 환차익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통합민주당측은 유 내정자의 부인 강 모 씨가 2005년 4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총 185억원 어치의 일본 국채를 사고팔아 2억원의 환차익을 남겼지만, 비과세 대상이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은 점을 들어 과세 회피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도 유 내정자의 재산신고 누락에 따른 탈세와 자녀 재산 편법 증여 의혹을 집중 추궁했지만 강도에 있어 민주당에 비해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일본 국채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환차익을 노린 투기성의 흔적이 보인다”며 “이것이 과연 중산층 서민들과 문화를 갈구하는 극빈층에 얼마나 많은 허탈감을 줄지 대단히 두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돈을 버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국민 정서하고는 동떨어진 감이 있다”며 “200억에 가까운 재산을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출연한 의사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도 “배우자의 재산을 보면 2005년 4월 36억원에서 2006년 54억원으로 1년도 안 되는 사이 18억원이 늘었다”며 매년 10억원씩 재산을 모은 경위를 추궁했다.

정 의원은 또 “배우자 통장에 매월 40만원씩 입금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수시로 40만원씩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부인이 성악 개인레슨을 통한 고액 과외를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재웅 의원은 “최근 후보자가 재산 1위 후보라는 지적에 대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용준을 봐라, 내가 이 정도 재산을 못 가지겠냐’고 말해 국민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사죄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내정자는 “인터뷰에서 실제로 한 말과는 달리 기사 내용 자체가 너무 자극적으로 나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배용준과 맞먹을 정도의 활동을 했다는 취지의 말이었는데 마치 수입액을 비교하는 것처럼 됐다”고 해명했다.

과세 회피 의혹에 대해서는 “환차익이 비과세 대상이라는 것을 잘 몰랐다”며 “아내는 알고 있었으나 아내도 그 당시 증권이 불안하고 은행 금리가 낮아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 가장 안전한 투자를 증권회사에 의뢰해 채권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우자의 통장에 매월 입금된 40만원의 출처에 대해 “그 통장은 극단 단원들이 연수받을 때 쓰는 통장으로 단원들이 매달 40만원씩 돈을 내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아내는 레슨을 그만둔 지 꽤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자녀 재산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 “자녀 통장의 6000만원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들어놓은 보험이며 현금은 얼마 없다”면서 “만기가 되어 아이들이 받게 되면 그때 증여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부세와 공시지가가 올라가면서 전체적으로 재산이 늘어난 것처럼 표현됐으나 실제 현금이나 유가증권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재산을 연극계 발전을 위해 출연할 의사는 없느냐’는 손봉숙 의원의 질문에 “그 동안 음으로 양으로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재산을 출연해 왔다”며 “앞으로도 가난한 연극인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이 논문 표절 의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논문 표절 의혹과 5공화국 시절 정화사업 관련 대통령 표창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김 내정자의 논문표절 여부를 거듭 제기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내정자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보건복지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소신을 점검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비리 순위 청문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의혹이 있다. 논문 표절과 자녀 의혹은 단골”이라며 “김 후보자도 빠지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1997년 ‘청소년학연구’에 실린 ‘부모와 자녀 간의 약물남용 관련성 연구’라는 논문이 1년 전 문화체육부 의뢰를 받아 발간한 ‘청소년 약물남용 실태와 예방대책 연구’의 1부 2장 ‘부모와 자녀의 약물남용 관련성 조사’ 부분이 똑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문 제목에서 ‘연구’냐 ‘조사’냐 한 단어만 바뀌었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김 내정자를 몰아붙였다.

이에 김성이 내정자는 “썩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시인하면서도 “시간이 없을 때 다른 것을 보내달라고 해서..”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논문을 다 읽었는데 연구 결과 수치만 약간 다를 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똑같다”고 거듭 김 내정자를 추궁하면서 “발전이 아니라 그대로 표절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통합민주당 장향숙 의원도 “1995년 한국인구학회지에 실은 ‘인구 변천 과정에서 본 한국과 스웨덴 복지 상태 비교’라는 논문은 1988년 국방부에서 발간한 ‘호국’에 실린 ‘인구의 변천과 사회복지제도의 변화’를 일부 수정해 발간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내정자는 3개 논문을 비슷한 내용과 제목으로 각각 두 곳에 게재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어 “표절이 심각한 수준인데 학자적 양심을 말할 수 있느냐”며 “짧은 시간에 17쪽만 봤는데도 학자적 양심을 이야기할 처지가 아니다. 만약 논문 표절을 부인한다면 학술진흥재단에 의뢰해 표절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이에대해 “완벽하게 잘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학술 등재지는 엄격한 룰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기타 수위가 낮은 곳은 소홀하게 했던 것 같다”며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정성껏 글 쓰는 자세를 갖겠다”고 해명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5공화국 시절 김 내정자가 ‘정화사업 유공’으로 전두환 대통령에게 표창을 받았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민주당 장복심 의원은 “김 내정자자가 1982년 12월17일 ‘정화사업 유공’으로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며 “김 내정자는 ‘현대사회연구소’의 연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5공 정부가 요구하는 용역과 과제를 착실히 수행해 전두환 신군부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가능하게 하고, 사회정화위원회가 정화사업을 효울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이론적 지침과 실천방안을 앞장서 제기한 것이 정화사업 유공 표창의 주된 이유가 아니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격동의 시대를 살았지만 학자적 양심보다 양지만 살아오면서 살아온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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