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당선인 집무실을 방문해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도곡동 땅 및 (주)다스 차명보유 의혹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 주요 의혹 전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히 특검은 조사 대상이 당선인 신분임을 감안해 하루만에 집중 조사하기 위해 특검보 3명과 특별수사관 2명 등 4팀을 제외한 1~3팀을 모두 투입했다.
김학근 특검보는 “BBK, 도곡동 땅 및 다스 차명보유 의혹,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뿐 아니라 검찰 수사발표 이후 제기된 의혹, 특검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 사항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곡동 땅 및 다스 차명보유 의혹을 수사 중인 2팀은 도곡동 땅이 이 당선인의 땅임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동 땅 가운데 이 당선인의 맏형 상은(74)씨의 지분이 제3자 소유인 것은 맞지만 이 제3자가 누구인지 가려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초 이 부분은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당선인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만큼 새로운 증거와 진술을 확보할 경우 검찰 수사를 넘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던 까닭에 특검팀 수사의 ‘뇌관’으로 꼽혀 왔다.
정 특검도 특검 출범 이후 수차례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를 밝혀내는 것이 특검 수사의 목표”라고 천명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에서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은 상은씨의 지분이 상은씨 본인이나 이 당선인 소유가 아니라 또다른 친척의 것일 수 있다는 정황을 포착, 계좌추적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외의 인물이 ‘제3자’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제3자’가 밝혀지더라도 도곡동 땅이 이 당선인 본인 소유가 아닌 이상 이 당선인에게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팀은 다스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해서도 다스가 12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계좌추적과 회계 및 납세자료 분석 결과 이 돈이 모두 회사 자금인 것으로 드러나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상은씨의 다스 지분의 실소유주가 이 당선인이라는 정황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 당선인은 도곡동 땅 및 다스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3팀은 상암 DMC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가 한독산학협동단지에 부지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당선인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여덕(62) 한독산학협동단지 대표가 2002년 서울시로부터 헐값에 2800평을 공급받은 뒤 지정용도를 어기고 오피스텔을 지어 내국인에게 일반 분양하는 수법으로 60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사기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법인 용도로 수억원을 차용해 개인 용도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며,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한독 및 서울시 관계자들이 “DMC 분양은 고건씨가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 추진됐던 사업이기 때문에 이 당선인과 무관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다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이 당선인이 분양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DMC 의혹의 본질 자체가 이 당선인의 개인비리 의혹이 아니라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시의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 당선인과 서울시의 비리 의혹을 결부시켜 이 부분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서울시와 한독 뿐 아니라 다른 유관 기관과 기업체 등이 분양 사업에 연게돼 있는데다 서울시가 어느 선까지 위법행위에 가담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 등 사안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보고 특검 수사 종료 후 검찰로 사건을 이첩시켜 추가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특검팀은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제외됐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 당선인으로부터 사실 관계,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2팀이 이날 조사한 부분은 이장춘(68) 전 싱가포르 대사가 이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BBK 명함’과 이 당선인이 강연을 통해 본인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고 밝힌 ‘광운대 동영상’, 비슷한 취지로 발언한 2000년 10월 중앙일보 인터뷰 등이다.
하지만 이 부분들은 BBK의 실소유주 의혹이나 횡령 및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지분 비율이나 주식 거래 시점, LKe뱅크 및 EBK와의 지배구조 관계 등 의혹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니어서 수사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은 국민적 의혹에 대한 해소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2팀은 검찰 수사 기록을 꼼꼼히 분석하고 검찰 수사에서 빠졌던 계좌에 대한 추적 작업을 계속했지만 이 당선인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당선인은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인 25일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 특검은 수사 결과 보고와 관련 “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특검법 11조는 ‘특검은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경우와 공소를 제기할 경우, 해당 사건의 판결이 확정됐을 경우 10일 이내에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특검은 규정상 24일까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거나 25일 이후 이 당선인에게 보고할 수 있다.
특검팀은 이번주초 주요 참고인에 대한 보강조사와 계좌추적.회계자료 분석작업 등을 마치고 주요 피의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함과 동시에 미리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수사 발표 직후 노 대통령에게 수사결과를 서면으로 보고할 계획이다.
/김응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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