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숭례문 지키기 위한 사전 노력 있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17 14: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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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서울시에 긴급예산 요구했으나 ‘묵살’ 당해 국보1호 숭례문이 방화로 인해 전소된 것과 관련, 서울시 중구청이 관리 소홀 책임주체로 비난받고 있지만. 숭례문을 지키기 위한 중구청의 사전 노력이 상부기관인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묵살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시민일보>가 입수한 숭례문 관련예산보고서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 2005년 4월 26일 ‘시민광장 조성공사에 따른 숭례문 보수 및 관리방안 관련 소요예산 요구서’를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발송했다.

당시 중구가 요구한 것은 방화 등의 가능성을 대비한 경비용역과 CCTV 설치비 등 명목의 14억 2800만원.

하지만 문화재청은 다음 달인 5월 9일 “CCTV 설치비 등을 위한 예산은 확보되지 않았다”며 “경비용역 등 예산은 서울시에서 확보해 추진하라”는 답변서만 보냈다.

중구는 이듬해인 2006년 6월 12일에도 문화재청에 숭례문 개장에 따른 경상인건비를 요구했으나 이 역시 경상인건비는 지원대상이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중구는 이어 같은 해 6월 20일 서울시 문화재과와 문화재청에 숭례문 화재예방 및 소화시설 설치사업에 필요한 예산 8000만원을 요구했으나 묵살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중구는 옥외 소화전 설치 5000만원, 화재감지기 설치 600만원, 화재예방 CCTV 설치비 2400만원을 요구했으나 문화재청은 아예 회신조차 해주지 않았고, 서울시는 시비를 확보해 주지 않았던 것.

그런대도 정작 문제가 발생하자 아무런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은 중구청이 ‘희생양’이 되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의 한 주민은 “숭례문에 관해 아무런 권한이 없는 하부기관에 불과한 중구청에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사안의 핵심을 올바로 보는 행위가 아니다”며 “숭례문 개방 당시 무슨 거대한 치적이라도 되는 양 생색을 낼 때는 거액의 예산을 마구잡이로 썼으면서 정작 국보를 지키기 위한 최저한의 예산요청엔 인색하게 묵살시킨 서울시와 문화재청에 대해 근본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동일 중구청장은 지난 13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 구청장은 이날 “대한민국 국보1호 숭례문 관리책임자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머리 숙여 깊은 사죄를 드린다”며 “600여년을 수많은 외침과 전란 속에서도 그 모습을 꿋꿋하게 견지해왔던 숭례문을 지켜내지 못해 선조와 후손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 여러분의 절망속에서 나오는 따가운 질책을 뼈속 깊이 새겨 앞으로는 이러한 참사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구에서는 보다 철저하게 문화재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여 문화재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복원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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