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과 한나라당 등 주요정당들이 ‘총선용 이합집산’ 형태로 정계개편을 주도하고 있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19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보수진영은 분화 형식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지는 반면, 패배한 중도진영은 결합 형식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중도 진영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움직임을 보이는 비해, 보수 진영은 이미 한나라당과 자유신당으로 분화된 데 이어 ‘박근혜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도진영=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대통령 권력과 지방 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이 국회 권력까지 장악할 경우 무소불위의 일당 독주와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며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통한 중도개혁통합정당 결성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특히 그는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박두하였으므로 통합은 설날 이전에 마무리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통합된 정당이 내부쇄신을 통하여 국민이 바라는 인물들이 총선에 공천될 수 있도록 객관적 기준에 의한 공천원칙을 세울 것을 제안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이날 제안은 그동안 신당 측의 후보단일화 및 통합 읍소에 대해 보이던 냉담함이 180도 선회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 조순형 의원과 함께 민주당 전-현직의원 등 100여명이 한나라당이 입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제안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당 측 반응은 일단 반기면서도 신중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간 양당간 통합 추진 노력이 몇 차례나 불발로 끝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합민주당은 민주당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통합신당 측 한 관계자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4.9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에서 한 석이라도 더 건지려면 민주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수도권 사수를 못하면, 신당은 그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측 한 관계자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4.9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에서 한 석이라도 더 건지려면 민주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수도권 사수를 못하면, 신당은 그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우상호 대변인도 같은 날 “우리 세력의 과제는 통합과 쇄신”이라며 “작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통합을 이루고 우리 모두가 거듭나는 쇄신에 함께 나설 때 국민들께서 다시 사랑을 베풀어주실 것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박 대표 퇴진을 요구하다 탈당한 김영환 전 의원과 아직 당내에 있는 김경재 전 의원 및 비례대표 등 ‘신민주포럼’ 인사들은 조순형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당선인측은 “조의원이 법과 원칙이라는 트레이드마크가 확실한 만큼 한나라당에 합류하면 새 정부 정치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측은 조 의원에게 법무장관과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 당선인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국회의장이 유력한만큼 조의원은 법무장관 예우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당선인측은 “경제회생적임자인 이 당선인과 정치안정의 조 의원이 새 정부의 조화를 이뤄줄 것으로 본다”며 “한나라당 입당은 내주 초가 될 것이고 조 의원과 함께 민주당내 신민주포럼 소속 100여명과 함께 입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진영=한나라당내에서는 이명박 당선자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 간의 공천 갈등으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분수령은 23일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의 만남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이날 회동은 이 당선인 특사단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박 전 대표가 방중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이뤄지는 이날 회동에서는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 사이에 공심위 문제를 비롯해 공천 전반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서 양 측이 합일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 분당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에 4월 총선 공천 보장 희망자 85∼90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단에는 지난해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현역 의원 40여 명과 원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40여명이 포함됐다는 것.
물론 이같은 명단 전달 건이 박 전 대표에게 사전 보고되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의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쪽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도 ‘이게 무슨 일이냐, 뭐가 잘못 된 것 같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명단이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박 전 대표의 의중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당선자 측에서 이 명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표 측은 분당을 선택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강재섭 대표는 당내 친박계의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22일 “(박근혜 전 대표가)탈당을 고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분에 대한 모욕”이라며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언론에 탈당이니 뭐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박 전 대표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분”이라며 “어지러운 경선과정에서 승복하고 요소요소에서 훌륭한 행보를 보인 분이 정권을 창출한 이 마당에 탈당을 고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분에 대한 모욕”이라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그런 일이 없도록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나라당의 중요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며 “이명박 당선인도 앞으로 정치적 파트너, 동반자로서 생각한다고 했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박 전 대표의 일부 측근 중에 당이 공정 공천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고 보복성 공천할 것으로 의심해 자꾸 말을 만드는 사람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박 전 대표의 생각과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진영은 앞서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이미 한차례 분화 된 바 있다.
이전 총재는 현재 보수정당을 표방한 자유신당 창당을 준비 중에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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