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루비콘 강을 건넌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1-03 12: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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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뒤에서 수군거리지 말라” 朴측에 경고
朴 “저쪽은 피해망상에 젖어” 李측에 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공천 갈등이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실제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공천 갈등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3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박 전 대표는 루비콘 강을 건너기 직전의 케사르처럼 주사위를 던지는 일만 남겨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의 공천 시기와 인물교체 등 공천 과정에 이명박 당선자가 개입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이명박 당선자 측의 피해의식 비판 발언에 대해 ""피해의식이라는 것은 우리 쪽이 아니라 그쪽이 피해의식인 것 같다""며 ""(그쪽은) 피해의식 정도가 아니라 피해망상""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박 전 대표는 4일 대구 달성군 신년하례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 공천을 당헌 당규에 따라 정상적으로 하면 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2003년 당 상황이 굉장히 어려울 때에도 정상적 절차에 따라 공천을 했다”며 ""나는 그때 공천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당시에 (나는) 모든 공천과정이 끝난 다음에 대표직을 맡아 선거 운동만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정상적 절차를 따라 했다. 당시 일정을 한번 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당시 박 전 대표는 17대 총선에 따르는 시기와 절차에 따라 공천을 하라며 1월 중순 공천심사위 구성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2일에도 이명박 당선자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이날 대구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 경북지역 신년하례회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주말 이 당선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공천시기를 분명히 늦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보도가 달리 나오는 것에 대해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의원이 지난 연말 ‘3월 공천론’을 주장한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까지 나서서 KBS 신년대담에서 대통령 취임일인 2월25일 이후 공천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가 당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늦어도 3월9일까지는 공천을 마무리 지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낸데 대해서도 ""굉장히 의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가 이처럼 ‘공천문제’를 두고 불같이 화를 내게 된 데에는 이 당선자의 탓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한나라당의 총선 공천 등과 관련해 ""뒤에서 수근수근하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당선자는 1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당당하게 밝은 표정으로 나와야지 뒤에 숨어서 수근수근하는 것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래서는(뒤에서 수근수근해서는) 발전할 수 없는 만큼 우리는 밝은 마음으로 가슴을 열고 당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을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이러한 발언은 총선 공천시기와 물갈이 등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 진영 인사들이 공천 시기 등을 놓고 왈가왈부한 데 대해 경고성 멘트다.

특히 “수근수근하지 말고 공개된 자리로 나와 발언을 하라”는 것은 언론을 이용해 자신과 핵심 측근들을 비난 공격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발언들이 결국 박 전 대표를 자극해 탈당을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

이와 관련 <시민일보> 고하승 편집국장은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 후보는 ‘이명박 당’을 만들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 측을 토사구팽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당시 고 국장은 “당 체질 ‘개혁’을 명분으로 하는 ‘물갈이’론을 내세워 뉴라이트 진영인사들을 대거 투입하는 ‘제2열린당’ 형태의 이명박당이 창당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들 당시에도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는가 하면, 기능면을 강조하면서 유시민 의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개혁당 세력을 대거 투입했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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