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을 열흘 앞둔 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검찰이 유착관계에 있다”며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으며, 특히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은 BBK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경준씨를 만난 것과 관련, “양 후보의 변호사들이 접견조항을 악용해 접견권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법 취지에 맞게 접견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신당은 이날 임시국회에서 ‘검찰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한편, ‘삼성특검법’으로 위기에 몰린 검찰이 국면 타개책으로 이명박 후보와 BBK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해찬 ‘정치검찰-이명박 유착 진상규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검찰 탄핵소추안’을 발의·의결하고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겠다”며 “이명박 후보와 유착하여 수사를 왜곡하고 조작한 검찰을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일명 ‘이명박 특검법’)’을 처리해서 특별검사의 전면 재수사를 통해 ‘BBK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또 ‘공직부패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도 처리해서 검찰의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패로 얼룩진 이명박 후보와 ‘삼성 떡값 로비’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검찰이 조작수사를 통해 은밀한 거래를 시작했다”며 “이 후보와 검찰이 합작해서 우리 국민들이 피를 흘려 이룩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기존 ‘음모론’을 고수하는 한편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 범위를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 당시 공방의 핵이었던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으로 확대했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의 행방과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가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라고 판단한 검찰이 의도적으로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제를 은폐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8월 ‘핵심 참고인인 김경준씨가 귀국하면 수사를 재개하겠다’던 검찰이 이번 BBK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도곡동 땅 실소유주를 밝히지 않은 이번 검찰 수사결과는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신당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본부장단 회의에서도 ‘정치검찰’ 규탄에 전력을 다했다.
정대철 총괄선대위원장은 당 변호사 3명이 김경준씨를 접견한 내용을 소개하며 “김기동 검사가 ‘이명박 후보를 기소하면 검찰이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가 이명박을 기소할 수 없다. 김경준 네가 다 뒤집어 쓰면 모든 의혹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김기동 검사는 개별적으로라도 입장을 밝혀야 하며,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수사팀에 대한 직무감찰을 통해 김경준씨 회유·협박에 의한 BBK 사건 은혜조작 실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명광 선임상임본부장은 “박영선 의원이 지금 세계적으로 뜨고 있다. 2000년 MBC 기자 시절에 BBK 사무실에서 이명박 후보를 직접 인터뷰했던 동영상이 세계 최고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조회수 2위를 기록했으며, 어제 기준으로 (다운로드 수) 45만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이 동영상을 보면 이 후보와 검찰이 국민을 상대로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는 지 그대로 드러난다”며 “오죽하면 이 후보가 이 영상을 미 법정에서 증거배제 신청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국환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들이 ‘이 후보가 일을 해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 후보가) 한 일이 청계천 사업인데 이것도 따져 보면 대단히 문제가 많은 사업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재천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동영 후보가 승리하는 여섯 가지 이유’란 보도자료를 내고 정동영 필승론을 설파했다.
최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 측은 대세론의 허구에 빠져있는데,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관망층 80%는 이명박 후보를 싫어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대선 후보 가운데 비호감 1위는 이명박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검찰을 불신하며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며 “이명박 후보가 ‘위장 경제대통령’이란 것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식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검찰 때리기’에 나섰다. 김 부대변인은 “김홍일 최재경 김기동 검사는 검찰 치욕사에 기록될 검사들”이라며 “‘네가 다 뒤집어 쓰면 모든 의혹이 없어진다’고 했다는데 조폭도 이런 협박은 조직원에게나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성공한 쿠데타는 손 대지 못하는 정치검찰의 오명을 성공 가능성이 있는 권력에도 손 못대는 치욕으로 승화시켰다”며 “지금이라도 수사기록을 완전히 공개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은 같은 날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을 통해 검찰이 김경준씨에게 “상부에서 김경준 혼자서 다 저지른 일로 진술서를 바꾸라고 지시했다”며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단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접견에서 “지난달 25일께 검사가 ‘2001년 3월에 이명박 후보와 같이 한글 이면계약서를 만들어 도장을 찍었다고 진술하라’고 해서 그대로 진술서를 작성했다”면서 “그런데 검사가 ‘상부에 보고했더니 상부에서 김경준 혼자서 다 저지른 일로 진술서를 바꾸라고 지시했다’며 이 후보는 BBK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진술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또 “검찰이 (수사초기에) ‘협조를 하면 3년 형으로 맞춰 주겠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검찰조사에 협조하고, 담당검사와 형님동생으로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어머니가 갖고 온 이면계약서 원본을 제출하자 검사는 ‘계약서를 검토할 생각이 없고 계약서 따위는 없애면 그만’이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정술 단장은 “(검찰이) 김경준씨 혼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도 혼자서 모두 찍은 것으로 진술을 바꾸라고 요구했다”면서 “김씨는 혼자서 다 만들었다고까지는 진술을 바꿀 수 없다며 검사의 요구에 불응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이어 “그러자 검사는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조서를 유리하게 써줄 수 없고 형량도 12년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면서 “김씨는 그때부터 겁을 먹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난달 29일께 김씨가 (진술번복)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검사는 짜증을 내고 고함을 치며 협박을 시작했고 김경준이 미국 교도소에서 한글 계약서를 만든 것으로 자백하라고 강요했다”면서 “당시 김씨는 잔뜩 겁을 먹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이어 “김씨가 자신이 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변호인들이 영장실질심사와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하지 않았다며 보석허가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교도소에 김씨와 함께 수감됐던 것으로 알려진 테클레 지게카씨가 ‘한국정부 고위인사들이 김씨를 면회와서 가벼운 형량을 제의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김씨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경준씨를 만난 것과 관련, 이날 “양 후보의 변호사들이 접견조항을 악용해 접견권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법 취지에 맞게 접견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의 변호사들이 떼를 지어 김경준을 접견하고 있고, 양 후보 측은 이를 이용해 언론에 김경준의 말을 생중계하듯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이들은 형사소송법 제34조를 들어 자신들이 ‘김경준의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법은 선임절차를 밟지 못한 변호인들의 접견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변호사의 지위에서 접견권을 행사했다면 (의원, 캠프 구성원 이전에) 변호사로서의 윤리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김경준의 이야기를 여과없이 유포하는 것은 결국 피고인 김경준에게 불리한 양형자료가 돼 오히려 독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나 대변인은 또 “이들은 김경준의 변호인은 커녕 자당 후보들의 변호인일 뿐”이라며 “아무리 선거판이라지만 법을 악용해 피고인의 인권을 밟는 행위는 중단해야 하며, 검찰은 입법취지에 반하는 접견교통권을 당장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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