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흐트러진 당내 분위기를 추스리기 시작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 협상이 무산된 데 이어 조순형 의원 마저 탈당하면서 원외위원장들이 동요하자 2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중앙위원회의를 잇달아 열고 진화에 나선 것.
그러나 이날 회의는 통합 무산에 대한 책임 공방과 당 최고위원 선출 문제가 겹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협상 결렬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인제 후보는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면목이 없고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민심을 살펴본 결과 80%가 넘는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원하므로, 이번에 통합과 단일화가 무산된 상황을 잘 활용하면 길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0%의 지지율만 넘기면 큰 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민주당의 역사와 중도개혁 노선으로 우리 영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정동영 후보의 리더십이 부족해서 결국 (통합)합의가 깨져버렸다”며 “신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신당) 밖에 있는 큰 영향력이 반대했다”고 통합 무산 이유를 설명했다.
통합 결렬의 책임을 정동영 후보에게 돌리는 한편, 양 당의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노무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
박상천 대표도 “신당의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 앞에서 선언한 합의를 파기한 것은 한국 정당사상 유례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모험을 각오하고 통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헌신하면 대안 정당으로 부상해서 승리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지도부와 당원들이 자기만 살기 위해 방황한다면 생즉사(生卽死)의 참담한 결과가 될 것이다.지도부와 당원들이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날 조순형 의원의 탈당과 이에 따른 원외위원장들의 동요에 대해 언급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그는 “어제 조순형 의원이 탈당하면서 원외위원장들도 동요하고 있다”며 “조순형 의원이 탈당한 이유는 ‘통합 및 단일화 논의가 옳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데, 결과적으로 통합과 단일화가 안 됐는데도 탈당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원외위원장들이 동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 쪽에서 조직이 없으니까 우리 조직을 빼가려 한다.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으로 흔들릴 수도 있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회창 후보 쪽으로 옮기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며 내부 동요를 경계했다.
박 대표는 이어 통합 협상을 파기한 신당을 “소멸할 정당”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의 당원이나 간부들을 데리고 가려 획책하고 있다”며 “이명박 이회창 후보 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그나마 이해하지만, ‘(곧) 소멸할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은 사지(死地)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민주당과의 통합 및 단일화가 무산된 신당이 (이번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는 하나도 없다”며 “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 투표에 의해 냉험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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