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 이명박 BBK 악재로 ‘궁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1-22 18:08:1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조갑제 “참으로 아슬아슬한 외통수 게임하는 이명박”
“한나라 고위직 인사 ‘BBK 뭔가 있는 것 같다’ 말해”
‘이후보 재검증 필요’ ‘후보 재신임’ 괴문자 당내 나돌아
한나라 지지층 30% ‘대통령 되기에 중대한 문제 있다’



BBK와 관련,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숨통을 조이는 악재가 22일 잇따라 터져 나왔다.

우선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이날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이명박의 아슬아슬한 외통수 게임’이란 글에서 “한나라당 고위직 인사가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연루 의혹에 대해 ‘뭔가 있는 것 같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이 원본이라 주장하는 주식매입계약서의 이명박 친필 서명과 여권 이명박 서명은 다르다는 주장이 나와 이 후보를 곤경에 빠뜨렸다. 여권에 나온 서명은 이명박 친필 서명임에 틀림없는 만큼, 한나라당이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주식매입계약서가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심지어 “이명박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자까지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와 관련, 강재섭 당 대표가 “내부에 당 분열 획책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비호감도가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에는 지금 비상이 걸렸다.

◇“이명박 후보 아슬아슬하다”=조갑제씨는 자신의 글에서 이보라씨 기자회견 후 박형준-나경원 대변인이 맹반격을 가한 것을 소개한 뒤 “필자가 만난 한나라당의 한 고위직 인사는 위의 공격수들(박형준-나경원)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갑제씨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한 고위직 인사가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검찰이 절대로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유리한 수사 발표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가조작 혐의는 없다고 봅니다만, BBK의 실소유주라는 사실만 확인되어도 거의 치명적입니다. 이 후보가 퇴로 없이 너무 단정적으로 부인해왔습니다. 어디까지 따라가야 할지 저도 고민입니다”라고 자신에게 말했다는 것.

이에 따라 조씨는 “겉으로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결백 주장에 대해서 단 한 사람의 이견도 없이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진상을 알고 확신을 가진 채 따라가는 사람보다는 무작정 따라가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나라당 바깥의 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여론조사에선 국민들의 상당수가 이명박 후보의 관련설을 믿는 것으로 나온다. 언론보도를 종합해 봐도 BBK와 이 후보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김경준씨의 사기행각을 인정한다고 해도 폭로의 내용과 한나라당측의 반박을 비교하면 폭로 내용에 더 수긍이 가는 대목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검찰이 수사 결과 발표 때 이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반문 한 후 “이 후보와 캠프는 퇴로가 없으므로 수사결과를 정치공작으로 몰아갈 것지만, 문제는 이 주장이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느냐이다. 상당수 언론은 이명박 편인 것이 사실이지만 언론의 생리상 사실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씨는 “박근혜 의원측도 무조건 이명박 캠프를 감싸줄 것인가?”하고 반문한 후 “여론의 추이를 보겠지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검찰 발표가 진실되다고 판단할 때, 더구나 박근혜 의원측에서 경선기간중에 제기했던 의혹들이 사실로 판명날 때, 무작정 이 후보를 감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의원이 검찰 발표 직후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면, 그 명분으로서 후보보다 당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경우, 이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질 것이고 당 내외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조씨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여론의 추이를 보다가 불리해지면 이명박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후보를 계속 지지하다간 부패 은폐세력으로 몰려 내년 총선 때 낙선할 우려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명박 비판이 공개적으로 튀어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조씨는 검찰 수사발표 시점에 대해 “이명박씨가 후보로 등록한 이후 선거기간 중에 검찰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져도 후보를 교체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의 선택은 세 가지이다. 상처 받은 이 후보를 밀든지, 포기하고 이회창 후보 지지로 돌든지, 아니면 분열상태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결론적으로 “이는 이 후보 지지층뿐 아니라 좌파정권 종식을 바라는 유권자 전체의 고민”이라며 “이명박 후보는 참으로 아슬아슬한 외통수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 공개 서류는 가짜?=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37)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면계약서는 모두 4종류”라고 주장했다.

즉 ‘이명박 후보가 BBK를 소유했다’는 한글 계약서와 사이버 증권사인 e뱅크증권중개(eBK) 설립 과정에서 만든 독립적인 3개의 영문 계약서라는 것.

그런데 중앙일보는 “전날 입수한 2001년 2월23일자 영문 ‘주식매입 계약서’의 이 후보의 서명은 이보라씨가 공개한 2001년 2월21일자 주식매각 계약서 서명과 확연히 다르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한나라당이 원본이라 주장하는 주식매입계약서의 이명박 서명 위치와 김경준측이 원본이라 주장하는 주식매입계약서의 이명박 서명 위치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경준씨 측을 향해 “자신이 있으면 검찰에 제출하기 전에라도 사본을 공개하라”고 공세를 취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내용만 보면 금세 확인할 수 있는 것을 감추고 의혹 부풀리기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고도의 정치공작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재검증 필요”= “이명박 대선후보의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최근 한나라당 당직자들 휴대전화에 계속 전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CBS노컷뷰스 보도에 따르면 문자메시지에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의혹들을 열거하며 이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으로 ‘위장취업, 위장전입, 성매매, 조세포탈범이 대통령이라니 겁도 없나 이게 나라 꼴이냐?’고 적혀 있었다는 것.

또 “한나라당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보를 재신임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한 당직자가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민심이반으로 정권교체 위기, 전국위원회 소집하여 재신임 묻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는 “휴대전화 발신처로는 통화가 불가능하며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와 당관계자들 상당수가 22일까지도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노컷뉴스는 “BBK 사건 피의자인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한 20일부터 괴문자가 발송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며 “당은 한나라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에 의해 발송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발송자를 색출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컷뉴스는 “대선후보가 한때 50%의 지지율을 넘나들며 어느 때보다 순항중인 상황에서 이번 ‘괴문자’는 불길한 징조로 다가오고 있었다”고 평했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당 분열을 획책하는 괴문자메시지가 당원들한테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내용을 보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등 한나라당의 내부 사정을 많이 아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당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검토하고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은 선거법을 위반하는 괴문자메시지를 누가 보내는지 철저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싫다 51.1%=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사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은 “최근 잇따라 제기된 ‘자녀 위장취업’과 ‘비비케이(BBK) 사건 의혹’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내부자료에 따르면 선거대책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9일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후보 성품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비호감’이라는 응답이 51.1%로, ‘호감’이라는 응답(33.3%)을 훨씬 웃돌았다.

또 이 후보 지지층에서도 12.7%가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비호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이 되기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있다’(41.7%)와 ‘없다’(42.6%)는 비중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이 후보 지지층에서 19%,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30%가 ‘대통령이 되기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다른 후보 지지층에서는 70%가 ‘대통령이 되기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