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자료’엔 도대체 무엇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1-18 19: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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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BBK관련 핵심자료 가능성 촉각 범여권 “주가조작 개입 입증땐 후보자격 박탈”
한나라 “김씨말에 속을 국민 없다” 사기꾼 규정’



“가지고 온 게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이 말 한 마디에 여야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16일 송환된 김씨는 다음 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서면서 “준비해 온 자료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져온 것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김경준 카드’를 십분 활용해 대역전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범여권은 김씨가 가져온 ‘자료’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지 주목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김씨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범 여권 진영은 김씨의 자료를 토대로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사건 개입 여부를 입증하면, 이명박 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천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18일 “이 사건의 핵심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관여했는지 여부”라며 “그렇다면 김씨가 말하는 자료는, 김씨도 뛰어난 금융전문가이고 이 후보와 동업도 했으니 당연히 (이 후보와의) 동업 관련, 범죄공모 관련 자료가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최 대변인은 만약 한나라당이 “김씨가 관련 자료를 날조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이 후보의) 자필만 검증하면 된다. 필적 검증만 하면 된다”며 “한나라당에서는 (이 후보와 김씨가) 함께 찍은 사진도 조작됐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면서 피하고 도망치지만 말고 (억울하면) 자신들이 입증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의 자료가 BBK 사건과 이 후보의 관련성을 뒷받침해 주는 핵심 자료일 경우에는 “(이 후보가)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현미 선대위 공동대변인도 앞서 전날 오전 국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법과 국민 앞에 떳떳해야 하므로 ‘거짓말쟁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이 후보는 오늘이라도 검찰에 출두해서 관련 혐의에 대해 자백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기소 시 당원권 박탈 규정에 이 후보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억지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는 후보 교체 요구를 막아보려는 몸부림”이라고 각을 세웠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검찰은 김경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과 입장 등을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히 뒤 “이명박 후보는 BBK와 관련, 주가조작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후보직을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김씨는 지난 8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BK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임을 입증할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한 반면, 이 후보 측은 ‘이면계약서는 없다. 있다면 김씨가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만약 (검찰에) 자료가 제출된다면 과학 수사로 (자료의) 진의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검찰은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서 대선후보 등록일 전인 24일 이전에 반드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며 “이 후보는 검찰에 자진출두해서 주가조작 및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자청해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김씨가 가지고 온) 자료가 입증되면 이 후보는 기소되는 동시에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후보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BBK와 관련 “검찰은 협박당하지 말고 최단 시일 내에 진실을 밝히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최근 문제가 된 자녀의 위장취업 문제만 봐도 준법의식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장유식 대변인은 “(이 후보가) 사기를 쳤거나 당했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이고,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것도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김씨의 귀국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삼성 비자금 문제도 있고… 지난번 ‘도곡동 땅’ 문제도 그렇고 검찰이 애매하게 발표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런 식으로 하는 건 국민 기만이다. 이 사건도 조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또한 “‘BBK 사건’과 이명박 후보와 관련 여부를 검찰이 엄정한 수사로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은 지도자나 공인이 될 수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사안을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것보다 김씨를 사기꾼으로 규정해 ‘제2의 김대업’으로 몰고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나경원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사기꾼 김경준의 첫마디는 역시 거짓말이었다”며 “민사재판이 끝나서 지금 왔다고 하는데 현재 진행중인 민사재판은 옵셔널벤처스 사건과 Lke뱅크 사건, 재산몰수 소송사건과 DAS 사건 등 4개나 된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신당은 어제 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기획송환이라는 공작정치를 넘어 검찰협박정치를 한다”며 “김경준의 말에 속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가져온 것이 있다”는 김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위증전문가가 가져온 것이 왜 없겠느냐”고 비꼬았다.
특히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정치검찰’로 돌변하는 순간 검찰과의 전면전이 (선포)될 것”이라고 검찰을 방박했다.

홍 위원장은 또 “한나라당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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