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칩거 끝내고 오늘 입장 표명할 듯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선언으로 다급해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냉대하던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정치적 파트너’라며 구애의 손짓을 보냈으나, 박 전 대표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관련기사 4면)
11일 이 후보는 사흘 간의 장고 끝에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창출 이후에도 주요한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가자”며 박 전 대표에게 ‘이명박-박근혜-강재섭’ 정례회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삼성동 자택에서 나흘째 칩거 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도 외부 출입을 자제하며, 정국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이긴 후 석패한 박 전 대표를 배려하고 감싸 안으라는 주변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독식’에 취한 듯이 그들을 외면해 왔다”며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의 느닷없는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상황은 돌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로 지지율이 50%대에서 40%대로, 다시 30%대까지 내려앉은 이 후보가 당장 발등의 불을 끄려면 박 전 대표 측과의 화합이 불가피하지만, 그동안 무시했던 사람에게 다가서자니 쉽지 않게 됐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이제 자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朴-昌 연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마음을 확실히 잡지 못하면 향후 대선 레이스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가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의 사퇴라는 용단을 내렸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보이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정치적 동반자’ 운운한 것을 빗대어 “지금까지는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정치적 동반자’가 아니었느냐”고 반문한 뒤 “일정을 취소하고 며칠 간 고심하신 후 내놓은 얘기가 겨우 이렇게 원론적인 수준이라면 미흡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더라도 기껏해야 지금까지 말해오신 대로 ‘백의종군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협력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명박 후보는한껏 고개를 숙였다.
박근혜 전 대표 껴안기를 통한 위기 국면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실제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후 처음으로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했는가 하면, 대선 이후 당권·대권 분리를 사실상 약속하는 것으로 박 전 대표 측이게 ‘사탕’을 던져주는 모양세를 취했다.
실제 이 후보는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 함께 정권을 창출하겠다. 정권 창출 이후에도 주요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가겠다”며 박 전 대표를 ‘동급’의 정치적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 박 전 대표 측에게 ‘당권-대권’ 분리를 약속하는 말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엔 박 전 대표 시절 만든 권력 분산과 민주주의 정신에 충실한 당헌과 당규가 있다”면서 “대선 전이든 대선 후든 이 당헌 당규는 지켜져야 하고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대선과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내일(12일)부터 예정된 일정을 진행하며 이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에도 만나자는 제안에도 모두 진정성이 없다며 화답을 거부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만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의 ‘러브콜’을 수용하게 되면 ‘이명박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지만, 만일 지금처럼 원론적인 수준의 반응만 보이거나 반대로 이전 총재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을 할 경우, 이명박 대세론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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