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모 “선진경제.신뢰사회 이루겠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0-24 15: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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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통령선거는 이상하다.

고공 지지율로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고 유력 후보가 있는데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예비후보자들이 넘친다.

그 숫자가 어림잡아 150명에서 200명은 된다고 한다.

흔히 결정적으로 유력 후보가 있는 선거는 경쟁률이 저조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많은 대선 후보군에 가장 뒤늦은 순번을 달고 합류한 사람이 있다.

정근모 전 명지대 총장이 바로 그다.

그는 지난 9월 28일 창당한 참주인연합(대표 김선미) 당원들의 만장일치 추대로 대선 후보가 됐다. 그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선징경제, 신뢰사회’다.

하지만 이런 구호보다 눈에 띄는 건 그의 화려한 이력이다.

경기고 수석 입학. 고교 1학년 재학 중 검정고시로 서울대 물리학과 차석 입학. 대한민국 최연소 박사. 미시간주립대 물리학박사, KAIST 설립 주도. 두 번의 과기처 장관 역임. 과학기술한림원 원장 등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는 직함들은 단 하나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중책들이다.

그는 대중성은 취약하지만 그 많은 후보군 중에서 군계일학의 위용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물로만 말한다면 여타후보의 높은 지지율조차 의미를 잃을 지경이다.

이는 정 후보가 세계 최고 반열의 과학자로, 미래형 인재육성의 교육자로, 또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조율자로, 대표적 실천형 지도자로 살아온 그간의 행적을 통해 검증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2일 마침 전주, 대전 지역 일정에 나선 정 후보를 동행 취재하면서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함께 다니는 동안 그는 여러 면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오랜 고위직(?) 생활을 통해 나타날 법한 권위적인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의외였고 결코 적지 않은 연령이 무색할 만큼 꼿꼿함이 유지되는 체력도 놀라웠다.

천재 특유의 차가움이나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사람이었다.

대화를 통해 진취적이고 활기찬 사고가 30대 청년 못지않은 에너지가 넘치는 그가 무엇보다도 미래지향적 혜안을 통한 판단을 실천에 옮기는 추진력을 가졌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의 상품성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기존 정당의 후보로 선출됐다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아쉬움이 스쳤다. 기존 정치 환경의 높은 울타리가 국민으로 하여금 좋은 대통령감을 알아보지 못하게 가로 막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실 정 후보는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미국의 민주당파와 친분을 가지고 있었고, 국내에서도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등 국민의정부-참여정부의 정치 노선에 가까운 입장이었다.

보수적인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보수 기독교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다소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노선을 지지하는 이들이 그를 이명박 후보에 대한 대항마로 인식했고, 그래서 정 후보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먼저 자신이 기독교인지만 종교와 교파를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는 “도산 안창호 선생도 새문안교회에서 세례 받은 기독교인이었고, 대한민국 초대대통령도 기독교인, 백범 김구 선생도 기독교인이었다. 저도 기독교인”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기 때문에 종교와 교파를 넘어서서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남북안보 문제에 대해 “30년 전에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지금 재래무기를 완전 무력화시키는 무기가 개발 중이고, 핵무기를 무용화시키는 시스템이 실용단계에 와 있다. 21세기 우리 민족의 큰 문제는 에너지다. 지금 대덕연구단지에서 신에너지를 개발 중이다. 이것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안보의 힘을 우리 자신이 갖고, 21세기 경제의 힘을 가지면 초일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에서는 전문가의 내공이 담겨있어서인지 상당한 무게가 느껴졌다.

핵문제가 터지자 개미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며, 말만 무성하게 하는 기존의 정치인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실제로 지금 대덕연구단지에서는 과학기술의 세계화를 목표로 핵융합연구개발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가 과기부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95년 기획해 초석을 놓았던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시행을 목표로 차세대초전도핵융합 연구장치(KSTAR)가 개발된 상태다.

현재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핵융합 기술강국으로 인정받는 결과물로 성장해 있다.

정 후보에게 이번 대선에 뒤늦게 나선 이유를 물었다.

그는 직전 경력인 명지대 총장 시절에도 의욕적인 행보로 한창 주목 받는 인물이었다.

이에 대해 정후보는 “평생을 프로젝트 위주로 살아온 사람이라 안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어떤 일이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일에 착수하고 완성되면 미련 없이 떠났다.
그럴 때가 가장 행복하다. 대한민국이 건국 60주년이 됐고 내년 2008년은 다음 사이클이 시작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해다. 새로운 대한민국 도약의 대장정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적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국민들하고 대화를 통해 이뤄가는 일이 내 생에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지인들은 여태 잘 살아왔으면서 정치판에 들어가 망가질지도 모르는데 손해 보는 일 을 왜 하느냐며 만류하기도 했다.
지인들 말처럼 지금 내 나이면 다른 이들과 함께 골프를 치거나 여행을 다니는 편한 여생을 추구하는 일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요즈음 평생 한번도 못만났던 계층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했지만 정치 경험은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국가 운영에만 관심 갖기를 원하는데 그동안 대통령들이 정치에 개입하다가 오히려 욕을 먹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흠모한다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을 소개했다.

한말 우리나라가 빛을 거의 잃고 있을 때 분연히 일어나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국가 장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인재육성을 역설하신 도산선생이야말로 진정한 민족의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정후보는 또 ‘꿈에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도산의 가르침에 빗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해야겠다는 세속적 야심과 욕망이 우리의 양심을 밀어내고 정직성을 가리고 있다”며 “나라와 국민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거짓말과 조변석개 주장을 일삼으며 양심의 가책도 없는 것을 볼 때 분노를 느낀다. 또 그런 사람들을 국가 지도자로 맞는데 대해 (국민이)저항은 커녕 틈새 이익을 취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자괴감을 지나 무력감을 느낀다”는 말로 현 대선 정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후보가 생각하는 정치 개념은 한마디로 국민이 주인인 정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생활의 핵심인 정치가 지금까지 진짜 주인이 돼야 하는 국민을 배제해 왔다는 것.

대 때문에 국민들에게 정치의 주인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참주인연합의 첫 번째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것이 새로운 정치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젊은 날을 미국에서의 유학과 교수생활로 보낸 그는 평소 조국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한다는 각오로 애국심을 다져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애국심을 바탕으로 초일류국가 대한민국 실현을 소망하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달리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투철한 국가관의 소유자다.

오늘 날 대한민국 인재풀의 메카가 되다시피 한 카이스트 설립도 그의 이러한 열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평소 “대한민국의 힘은 과학기술력에 있다”며 “이공계 인력이야말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이끌어가는 잠재력인 동시에 핵심”이라고 강조했는데 카이스트야말로 그의 이 같은 소신이 이끌어낸 쾌거 중 하나다.

카이스트 설립과 관련된 아이디어와 기획, 미국으로부터의 원조 획득, 교수진 확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 후보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그는 과학자로서 뿐만이 아니라 CEO와 관료로서도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은 케이스다.

지난 82년 한국전력기술 사장직을 맡을 당시에도 주변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표준원전’을 개발,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초석을 세웠다.

그 결과 극도의 경영침체에 빠진 회사를 지금은 세계 최강 대열에 들어선 원자력발전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부상시켰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지에 우리의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는 흑자 회사로 만든것이다.

또 두 번의 과기처 장관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중심 축이 되고 있는 우수연구센터 제도를 만들었고, 특히 ‘중간진입전략’을 도입,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세계 시장에 입성하는데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중간진입전략이란 이미 정상궤도에 오른 선진국의 기초·응용단계의 과학기술 연구결과를 최대한 활용해 우리만의 독창적인 과학기술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과학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산·학·연의 전략적 연구기관인 고등기술연구원도 정후보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업적이다.

일종의 산업기술연구 조합으로 기업에서 일하는 고급두뇌들에게 대학원 수준의 교육을 시키고 교수들을 산업현장에 투입해 기업실무를 익히게 하는 획기적 프로그램으로 과학기술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끝으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황우석 박사 토종 과학자다. 소나 돼지 번식 시키는 일 실무 적 경험 엄청난 분. 에너지 있는 황박사 따라 갈 사람 없을 것. 다만 학문의 윤리적 문제 잘 몰랐고 의무 사항 몰랐던 일이 문제. 다른 데너무 시간 많이 뺏기다 보니 자기밑 사람들 하는 일 점검못한 잘못이 있을 뿐이다. 국익차원에서 다뤄졌어야 할 문제인데 아쉽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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