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BBK 주가조작의혹 다시 수면위… 정권창출 실패 불안 확산
이회창-내일 대선후보 출마 추대대회 개최등 ‘대권3수설’ 모락모락
12.19 대통령 선거를 두달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선거 구도에 지각 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가 일각에서는 ‘11월 이명박 위기설’이 나돌면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권3수설’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준 전 BBK 대표의 귀국으로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 는 등 정국이 요동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탓이다.
뿐만 아니라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이후보 자녀의 해외대학기부금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점도 또 하나의 변수로 주목된다. 경우에 따라 외환관리법 관련 실정법 위반으로 연계될 가능성 때문에 BBK 못지않은 파급력으로 이명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상황이 이렇고 보니 자칫 정권창출이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보수층의 대안으로 이 전 총재를 내세워야한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충청권 인사인 이회창 전 총재가 박근혜 전 대표와 연대 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과 설득력을 갖고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현재 이명박 후보가 개인비리 의혹 때문에 불안감을 준다면 이 전 총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경쟁자가 한 명 늘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전 총재의 출마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정말 위기인가=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기싸움을 벌이며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국감’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신당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시장 재직 당시 3대 의혹, 세금탈루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통합신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국정감사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이 (국정감사) 증인들에게 국감에 출석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헌정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가 LK-e뱅크의 주식 66만6000주를 외국계회사에 100억원에 팔아 33억여원의 시세차액을 올렸지만 양도소득세를 포함해 7억여 원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한 뒤, “다음주 국정감사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과 AIG 국제금융센터 국부유출 우려, 뉴타운관련 비리 의혹 등을 ‘3대 의혹’으로 규정하며 “다음주 국정감사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정봉주 의원은 “금감원이 BBK 주가조작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다음주 국감에서 모든 자료를 검증하고 이 후보와 BBK의 실제적 연관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세가 지속되면 될수록, 이명박 위기론은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회창 정말 출마하나=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이 전 총재의 의미심장한 발언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 이명박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몇 차례에 걸쳐 했다.
지난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디자인연구소 개원 1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국가지도자나 정권이 정직하지 못하고 또 법치주의에 역행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라며 “이것은 국가에는 재앙이며 국가의 신뢰와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총재는 ‘정직하지 못하고, 법치주의에 역행함으로써’라는 직설화법으로 이명박 후보를 비판한 것이다. 심지어 이 전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선에 직접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란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는 등 즉답을 피하고,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의 발언뿐만 아니라 행보도 심상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이 전 총재는 지난 수년간 자신을 도왔던 이종구 특보가 지난주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는가 하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교수들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날 자리에 참석한 교수들이 ‘이회창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며 정책준비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 전 총재가 지난주 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 상임고문을 역임했던 서청원 전 대표와 회동했다는 소식도 그의 무소속 출마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3일에는 ‘충청의 미래’모임이 회원 2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전 총재 대선 후보 출마 추대대회’를 갖는 것은 물론 이회창 출마를 위한 압력수단으로 지지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소식까지 들린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 정치인은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정권 창출 가능성에 대해 대다수의 지지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불안감이 이회창 전 총재의 대권3수설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대선이 6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이 전 총재가 실제 출마까지 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정치인은 “60일이면 시간이 충분하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근혜없는 근혜신당’ 후보 되나=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지원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 전 총재가 이 후보와는 선을 그으면서도 박 전 대표를 향해서는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19일 이 전 총재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경제강국이란 말을 들어도 거짓과 허장성세가 판을 치고 정직하게 원칙과 룰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그런 사회는 후진국이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은 것은 ‘원칙과 룰’을 지킨 박근혜 후보가 패배한 것을 우회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민일보 홈페이지 토론방에는 이 전 총재와 박근혜 전 대표가 함께 할 것을 권유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즉 ‘근혜없는 근혜신당’의 후보로 이 전 총재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푸른벌판’은 21일 “이회창과 박근혜가 손잡고 애국정권을 창출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보다 더 막강한 정치력을 갖고 있는 세력은 없다, 이미 국민후보로 등극한 박근혜는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 사이버 논객, 오프라인의 박사모, ‘시멘트 고정표’ 등을 통해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이회창이 정권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지기’는 “도덕성과 정체성을 내버린 정치집단에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법의 보호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힘없는 국민이 기댈 곳은 엄정한 법집행과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정부뿐”이라며 “이것이 지금 신당의 출현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산고수청’은 “만약 이회창이 신당을 창당하여 대선후보로 나선다면 모든 선택 중에서 이제는 범박이 이회창을 지지해야 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만약 지금 같은 현실에서 이회창이라면 박근혜 외에는 최선의 선택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회창, 재기에 성공할까=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정권창출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높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정권창출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이명박 후보의 열성 지지층조차도 “자고 나면 후보 관련 비리 의혹이 한가지 씩 터지는 통에 이번에도 실패할 것 같아 불안한 심정”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회창 전 총재가 ‘대권3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두 번이나 실패한 사람이 다시 후보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3번의 도전 끝에 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례도 있다. 따라서 이 전 총재가 대권3수생이 된다고 해도 부담스러울 것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2번의 패배가 ‘병풍’에 의한 것이며, 이 사건이 날조된 것으로 밝혀진 상황이어서 국민들로부터 동정심을 얻게 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차떼기’라는 오명이 그에게는 부담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차떼기 오명을 벗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 시절 천막당사로 옮기고 당 연수원 헌납 등을 통해 용서를 구한 바 있고 국민들은 지난 17대 총선 결과와 지난 지방선거 등에서의 높은 지지율로 이미 응답한 셈”이라며 “만일 이전총재와 박 전 대표와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이 전총재 입장에서는 차떼기 오명은 물론 이번 대선전에서 최상의 화력을 가진 잠정후보로 급부상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원칙주의자인 박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 결심하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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