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美법원에 ‘BBK주가조작 김경준’ 본국송환 연기신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0-14 18: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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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후보 ‘말바꾸기’-빨리 와야→갑자기 왜 오나
한나라 “정치공세”-김씨 돌아와 꼭 처벌받아야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41)씨의 한국행 저지를 위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이 미 법원에 김씨의 본국송환을 연기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후보 쪽이) 김씨의 대선 전 귀국을 막기 위해 의도적인 시간끌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신당의 최재성 공보부대표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385억원을 빼먹지 않았다면 왜 동업자 김경준의 귀국을 그렇게 목숨 걸고 막는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보도내용은 각 언론사마다 시각의 차이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이 후보 측이 최근 미국법원에 김경준 전 BBK 대표의 한국 송환재판에 대한 판결을 유예해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미 법원이 이 후보 측의 판결유예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김씨의 대선 전(前) 귀국은 불투명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한겨레신문은 “우리도 이에 맞서 10일(미국 시각) 법원에 그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긴급신청서를 냈기 때문에 송환일정에 (이 후보 측 유예 신청이) 별 영향 없을 것”이라며 “법정생활 20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힌 김경준 측 게일 이벤스 변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벤스 변호사는 지난 1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소송을 대리하는) 김백준씨의 변호사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지난 9일(미국시각) 김경준씨의 본국 송환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며 “김씨 인신보호 요청 사건의 당사자는 김씨와 미국 당국밖에 없는데, 제3자인 김백준 변호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신청을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법원에 기각을 신청했기 때문에 송환 일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각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도 전날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최근 입수한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김경준 소송 기록(CASE NO:BC 332728)’을 근거로 비슷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 대리인인 문제의 김백준씨가 김경준씨 귀국을 막기 위해 협박을 해왔다”며 “문제의 소송기록에 김백준씨가 김경준에게 ‘증언을 하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국에 가든지, 지금 한국에 가는 대신 미국에서 2000만불 이상을 잃든지 하라’는 협박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연기 신청을 낸 김백준씨는 현대종합금융 부사장 출신의 전문금융인으로, 이 후보가 금융사업을 시작한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후보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함께 설립한 LKe뱅크와 EBK에도 이사로 참여했다. 김씨는 이 후보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미 법정에 LKe이뱅크 투자금 35억원과 그간의 손해배상금 등
모두 65억원을 물어달라고 낸 소송의 대리인으로도 활동해 왔다.

김경준 송환과 관련된 이 후보의 이중적인 처사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이명박의 이중성-정말 이런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교과서에 도덕책이 필요없는 사람들이다”며 “정말 떳떳하다면 김경준 국내에 들어오도록 해야지 말로는 ‘와야지요, 밝혀야지요’하면서 국회에서 하는 짓은...”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대한민국 언론이 제일 우습다”며 “한 대선후보의 진실이 공개되는 것을 원천봉쇄시키기 위해 민생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인 국회운영을 파행시킨다는 발상도 우습고 겉으로는 김경준 빨리 들어와 재판받으라고 호언장담하면서 뒤로는 미국법원에 붙들어두라고 신청한 대선후보를 국민에게 믿으라고 매일 강요하는 언론이 제일 웃긴다”고 야유를 퍼부었다.

실제 이 후보는 지난 12일 <영남일보>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김씨는 한국사람 돈을 탈취해서 미국으로 도망간 사람으로,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11일 밤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서도 “김씨가 들어와도 상관없다고 보는데 행여 김대업식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잘못된 생각”이라며 김씨 귀국에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자리에서는 “오라고 할 때는 안 오다가 왜 갑자기 온다고 하는지... 좋은 일이 있나”라며 귀국 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14일 “미국 법원내 법률적 절차를 이해하지 못한 부당한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김씨가 돌아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분명한 입장”이라면서 “김씨의 거취는 전적으로 미국 법원과 국무부가 판단할 문제이지 이 후보 측의 방해로 결정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씨에 대해서는 송환재판과 별도로 자본금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데 지난 8월 말 자신을 증인으로 신문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고, 그 신청에 따라 당사자 본인신문이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이었다”면서 “김씨 측 변호인의 주신문이 3일간 진행된 후 원고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진행 중 신문절차가 중단됐다고 한다”고 이 후보 측 대리인의 증인신문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지난 6월 국회에서 법무부장관과 금감원장은 이 후보는 김씨의 각종 범죄행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공식 답변한 바 있다”면서 “신당이 김경준을 2002년의 김대업처럼 유일한 구세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딱하기까지 하다”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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