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15일 이명박 후보가 1996년 15대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 후보의 서울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이던 권영옥씨가 “내가 김유찬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CD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는 이명박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언이다.
특히 검찰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허위진술을 하도록 부탁받았다”고 주장한 김유찬 전 비서관을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구속한 상태에서 위증교사를 뒷받침하는 CD가 발견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날 경향신문이 공개한 CD에는 이 후보 측 지구당 간부인 권영옥씨가 “97년 7월 김유찬에게 5500만원을 줬다”는 발언도 들어 있다. 권씨는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씨의 처남이다.
신문에 따르면 CD는 지난 4월 경기 부천 근교의 한 횟집에서 1996년 권씨와 기획부장 강상용씨, 조직부장 주종탁씨가 함께 회식하는 자리에서 한 대화 내용을 주씨가 녹취, 제작했다.
권영옥씨는 김 전 비서관의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사실 (김전비서관에게) 위증교사를 내가 가서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당시 모임에서 김 전 비서관이 “(당시 이명박 의원의) 이광철 비서관으로부터 위증 대가로 55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주장한 것과 관련, “주종탁이 줬는데 이광철이 줬다고 착각을 한 거야. 사람만 제대로 밝혔어도 MB(이명박 후보)가 날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 가서도) 말을 맞춰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며 참석자들에게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권씨는 김 전 비서관이 위증교사 의혹을 폭로한 지난 2월 “위증교사 주장은 이 전 시장을 흠집내기 위한 거짓”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김 전 비서관은 권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김씨를 지난 10일 구속했다. 권씨는 이 같은 결과를 미리 예견한 듯 CD에서 “사실 내가 하는 말이 거짓말인데 (검찰에서도) 다 내 말을 믿는 거야. 이번 거짓말은 내가 승리했다”고 자평했다는 것.
한편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들의 대화는 지난 4월7일 저녁에 이뤄졌다. 권씨, 주씨, 강씨는 차를 몰고 가며 차 안에서 대화를 하다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계속했다. 녹음 시점은 김유찬씨 기자회견 두 달 뒤다. 대화 내용은 주로 김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위증교사’나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한 것과 관련, 3명이 당시 상황이 실제 어떠했는지에 관해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세 사람의 만남이 있은지 3달 뒤인 지난 7월, 주종탁씨는 김유찬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 해외도피 과정에 이명박씨 등 고대 동문이 깊숙히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2.7%포인트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도곡동 의혹 수사결과 발표 즉 ‘검풍’이 한나라당 경선국면을 강타하는 양상이다.
15일 CBS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범여권 후보들까지 포함한 다자간 구도에서 이명박 후보는 지난주보다 4.1%포인트 떨어진 35.6%, 박근혜 후보는 2.4%포인트 오른 32.9%를 기록했다. 이로써 두사람 격차는 오차범위내인 2.7%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주 여론조사에서는 두사람간 지지율 격차가 10.5%포인트였다. 일주일 새 무려 7.8%포인트나 좁혀진 것.
또한 한나라당 경선 방식에 근거해 한나라당 대선주자 4명만 놓고 실시한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43.3%, 박근혜 37.5%로 두사람간 격차는 5.8%포인트로 조사됐다. 이 또한 지난주 조사 때의 9.4%포인트에 비해 3.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주보다 2.8%포인트 하락한 반면, 박근혜 후보는 0.8%포인트 올랐다.
한편 응답자의 3명중 2명은 검찰의 도곡동땅 수사 발표가 한나라당 경선 구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고,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0.4%에 그쳤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서 6.8%포인트가 이명박 후보에게서 빠진 반면, 박근혜 후보는 지난주보다 6.8%포인트 올랐다. <리얼미터>는 “당내 부동층이 도곡동 땅 변수를 기점으로 박근혜 후보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많이 빠진 지역 호남·전남 광주에서는 지난주에 비해 7.5%포인트가 하락했고, 전
북 지역에서도 8.4%포인트가 빠졌다. 이 후보의 또다른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울에서도 지난주에 비해 6.6%포인트가 빠졌다.
한편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57.9%로 지난주에 비해 소폭 상승했고, 대통합민주신당이 11.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4.8%, 민주당 4.2%, 민주노동당 3.7%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62명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최대 허용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0%포인트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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