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서울 서초동 땅 매입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이 후보가 자신의 명의로 매입된 서초동 땅에 대해 “회사(현대)가 사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향신문>은 지난 20일 당시 현대건설 인사부 급여담당 차장으로 일한 우한영(60) ‘현대건우회’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현대)에서 (이 후보에게) 땅을 사준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보도에 대한 ‘반박’ 주장이 나오고, 이를 다시 뒤집는 ‘재반박’이 연이어 나오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또 앞서 지난 19일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집중적으로 제기된 도곡동 땅 실질 소유 의혹에 대해 “그 땅이 제 땅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으나, 김만제 포철 회장의 감사원 특감 당시의 문답서 공개로 ‘도곡동 땅’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땅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는 사실인가?= 이 후보는 지난 1977년 10월17일과 20일에 서초동 1717의 1(1082㎡) 땅과 1709의 4(1245㎡), 1718의 1, 1718의 2(1554㎡) 땅 등 4필지 총 3881㎡(1174평)을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했다.
매입을 전후해 이 일대는 대법원과 서울지검·고검 이전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이 발표돼 땅값이 크게 올랐고, 매입 반년 뒤인 1978년 6월 법조타운 예정지를 끼고 서초로(路) 도시계획이 발표됐다.
이 때문에 당시 이 후보가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19일 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에서 “현대건설이 중동에서 대형공사를 수주하자 당시 정주영 회장이 간부들에게 특별 보너스로 준 것”이라며 “관재담당이사인 정택규씨가 대신 맡아서 관리해주겠다고 매입한 것 같다”고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다음날 당시 현대건설 인사부 급여담당 차장으로 일한 우한영(60) ‘현대건우회’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현대)에서 (이 후보에게) 땅을 사준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씨는 이 후보의 주장과 관련, “급여로 땅을 주는 회사가 어디 있냐”면서 “서초동 땅은 이 후보가 개인적으로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
또 우씨는 “땅을 회사가 관리하다가 (직원) 퇴직시 땅 문서로 준 적도 없다”면서 “회사가 이 후보의 부동산에 도움을 준 것은 논현동 집을 지어준 것밖에 없다. 임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을 현물로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우씨는 이날 <경향신문>보도를 확인하는 이명박 캠프에 “황당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에 따르면, 우씨가 이 후보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어제(19일) <경향신문> 기자가 ‘서초동 땅을 이 후보가 직접 산 게 아니냐’는 유도성 질문을 했지만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며 “이로 인해 언쟁을 벌인 바는 있지만 보도된 것과 같은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는 것.
이에 대해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인터뷰는 한달 전인 지난달 19일 두차례 전화통화로 이뤄졌다. 우씨는 당시 현대건설 상황을 소상히 기억하고 있었고 막힘없이 설명했다. 당시는 언론에 이후보의 부동산 문제가 지금처럼 크게 불거지기 전이었다. 통화는 10여분간 진행됐다. 통화내용은 보도된 대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취재팀은 “이제 진실을 가리는 일은 단순하다. 이 후보측은 경향신문 보도가 사실이 아닌 허위, 작문, 억지기사라고 한다면 이후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를 해주기 바란다. 이번 보도 역시 검찰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우씨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서초동 법원 앞 빌딩은 법원이 개발될 때 이 후보가 구입한 것으로 안다”며 “논현동 집 외엔 회사가 이 후보에게 도움을 준 것은 없다고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감사원 감사는 무엇을 말하는가?= 무소속 김동철 의원은 지난 20일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 “감사원이 1998년 실시한 ‘포항제철 경영관리실태 특별감사’ 문답서를 열람한 결과 도곡동 땅은 이후보 소유라는 김만제 당시 포철 회장의 발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보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김만제 전 포철회장이 ‘도곡동 땅 실제주인은 이명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언은 이전에도 있었다.
앞서 박근혜 후보측 서청원 고문은 지난 3일 “김만제 전 회장이 지난달 초 함께 골프를 치며 ‘이후보가 세 차례나 찾아와 자기 땅인데 사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서 고문을 고발한 것.
하지만 김동철 의원이 필사해 공개한 문답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위(도곡동) 부지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감사관 질문에 “예,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언제, 어떻게 아셨습니까”란 질문에는 “김광준 (포철) 상무가 위 부지를 매입했다고 보고하면서 얘기해서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감사원 핵심관계자도 “문답서에 김 의원이 주장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은 맞다”면서 “문답서는 본인 확인을 위해 지장이나 도장을 찍는 게 관행이며 이 문답서도 김전회장이 본인 확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은 “차명으로 부동산을 소유했다면 엄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는 사안인데, 어디에도 이후보가 처벌받았다는 기록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감사원은 이 문제를 검찰에 수사의뢰했으나 무혐의로 종결됐고 당시 국세청에서도 집중조사를 했지만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시 감사의 초점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가보다 업무용 빌딩을 짓기에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오갔는지 여부였다.
따라서 당시 김만제 전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 땅의 실소유자와 매입자금 출처 등은 파악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22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정도라면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땅이라는 게 사실상 입증된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사람을 과연 우리 한나라당의 후보로 내세우는 게 바람직한가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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