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한나라 허공에 혼자 주먹질’ 발언… 정치권 공방 가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27 19: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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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국민 염원 무시한 훈수정치”

우리당 “원로정치인 충고 폄훼 오만”


정치권은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른바 ‘훈수정치’를 놓고 공방을 펼쳤다.

김 전 대통령이 최근 자택을 방문한 범여권 인사들에게 대선을 앞둔 현 정세에 대한 평가와 함께 ‘대통합’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것.

실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6일 동교동을 방문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가 높은 것은 ‘쏠림’이 아니라 여권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허공에 대고 혼자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라며 범여권의 단결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관심은 한나라당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평가할만한 상황은 아니고 국민들의 관심은 오직 여권이 단일화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기다려주는 것을 고마워하고, 잘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길 바란다”며 “지금 초조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고, 잘못하다가는 국민들이 체념하고 외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도 “민주세력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희망을 주는 이슈를 이야기하고 헌신하는 사람이 나타나야 국민들은 감동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번 대선 때의 단일화를 보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현명하고 똑똑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전라도 사람들도 나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를 더 많이 줬다”며 “이는 지역주의를 초월한 것으로 지역감정이라면 그렇게 했겠냐”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혁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세력의 분열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고 민주개혁세력이 어떻게든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 여야 일대일 대결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통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김 의원의 요청에 “물러난 대통령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정치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양당체제가 국민 뜻이라고 감추지 않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김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발끈하고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현안 브리핑에서 “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훈수정치”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아무리 훈수를 둬봐야 모래알처럼 흩어진 범여권 주자들이 쉽게 뭉치지 못할 것이다”며 “대권고지를 두고 경쟁하는 정치인들이 원로의 훈수 한 마디에 자신의 욕망을 접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치9단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혼자서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고 했는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뒷골목 주먹질에 비유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또 “답답한 마음이야 이해를 하지만 무능한 좌파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치단결된 여론이다”며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국민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발언은 삼가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비난을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차기 대선구도는 1:1 구도’는 국민의 뜻을 생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진정치를 주문한 것”이라며 “국력의 신장에 걸맞게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도 올 대선을 기점으로 보다 투명한 경쟁구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러한 원로 정치인의 훈수를 폄훼하고 나선 것을 볼때 한나라당은 1:1 구도가 두려운 것”이라며 “원로 정치인의 충고를 폄훼할 만큼 겸손함도 없고 또 그렇게 자신 없어 보이는 것은 국민이 두렵기 때문”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뒷골목 주먹질’이라고 폄훼한 것은 오만한 발언이며, 전직 국가최고책임자이셨던 원로 정치인에 대한 예의도 없는 한마디로 ‘버르장머리 없는 발언이자 태도’인 것이다”며 나 대변인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일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를 면담하고, 29일에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를 만나는 등 범여권 진영 정당대표들과 잇달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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