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손 전 지사의 선택이 범여권의 ‘소통합이냐 대통합이냐’를 구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는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통합논의 대상인 열린우리당과 중도신당, 민주당의 생각이 각각 다르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중도개혁세력’ 규합을 위한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협상이 재개됐다.
양 당은 지난달 몇 차례 협상에서 이미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상태이다. 또한 양당협상과정에서 최대 쟁점이던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 공동대표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순조로운 출발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협상이 열린우리당과의 통합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민주당의 현실적 요구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존재 이유를 부각시켜야 한다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절박함이 맞아 떨어져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정실패 책임자 등 특정세력과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배제론’을 굽히지 않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열린당 정세균 의장은 이날 오전 중앙당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개혁진영의 시대적 사명은 대통합이고 이를 위해 모두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지도자들은 대통합을 말하는 데 여전히 소통합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김·박 두 대표를 겨냥했다.
정 의장은 이어 “소통합은 기득권으로 총선에서 이득을 보고자 하는 것으로, 이는 명백한 오판”이라면서 “대선과 총선은 4개월도 차이가 안 난다. 대선에서 패할 경우 국민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소통합이 기득권을 지켜줄 것이란 믿음에서 벗어나 대통합의 큰 흐름을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들을 한데 묶는 구심점이 필요하게 됐다.
그가 바로 손학규 전 지사라는 것.
실제 동교동계 인사인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21일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남북문제에 관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전향적인 태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생의 숙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문제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손 전 지사를 대통합을 위한 인사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따라서 배 의원이 직접 “DJ가 손 전지사와 교감을 이루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으나, 그럴 개연성을 충분히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개연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 소장파 원희룡 의원은 같은 날 KBS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손학규)복귀 가능성만 있다면 모든 걸 걸고서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대선승리의 특효약”이라고 강조했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권주자들이 ‘도토리 키재기식’이기 때문에 대통합 논의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지만, DJ가 손 전지사의 손을 들어 줄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 질 것”이라며 “소통합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통합논의 중심에 손학규가 서면 대통합으로 급반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신당은 이날 양당 대표 명의 선언문을 통해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하여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통합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양당은 “이번 통합은 중도개혁세력 통합의 종착역이 아닌 출발점이라는 인식하에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건전한 중도개혁세력을 모두 결집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며 밝혔다.
양당은 이어 “서로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면서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일괄타결 되도록 적극 노력하고 협상과정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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