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가벼운 입’이 결국 스스로 파멸을 초래하게 되는가.
잇따른 설화로 구설수에 올랐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6일 장애인단체들로부터 선거사무실을 점거 당하는 등 곤경에 처했다.
이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 사무실인 여의도 용산빌딩 3층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이 전 시장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점거한 채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18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이들은 오전 10시께 이 전 시장의 대선캠프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하며 “480만 장애인의 생명을 짓밟은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아니 장애인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 자격조차 없다”면서 이 전 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 12일 ‘낙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는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라며, 장애인의 경우 낙태를 해도 무방하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480만 장애인을 울리고 가슴에 대못질을 한 발언”이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천박함을 엿보게 하는 대목은 참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한 측근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발언은 사과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는 어떤 종류의 성명서나 논평도 낼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명박 전 시장의 ‘막말 파문’은 이전에도 많았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 7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스 포럼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한국에서 대학교수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국회 상임위 소위원회가 통과됐다는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서울시 오케스트라(노조)가 처음에는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었고 전에는 금속노조에 있었다. 아마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봐”라고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린 바 있다.
이런 발언을 뒤늦게 접한 민주노총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어 “이런 노조 비하 발언은 스스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을 고백한 것과 같다”며 “천박한 노동관을 보여준 데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대선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이명박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전면 대응할 뜻을 표명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27일에는 “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데,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발언은 70, 80년대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임금과 가혹한 노동환경 속에서 묵묵히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온 모든 노동자와 일하는 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70, 80년대 국민은 빈둥거릴 자유조차도 빼앗겼던 사실을 이 전 시장만 망각한 모양”이라고 힐난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시장은 지난 1월 20일 대전 CMB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특강에서 저출산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 4명(딸 3, 아들 1명)을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었다.
또한 같은 달 17일 한나라당 충남도당 신년하례식에서도 “충청권의 표에 의해 대권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충청도 표가 이기는 곳만 따라간 것 아니냐”며 충청도를 기회주의 지역으로 격하시키는 듯한 발언을 해 충청도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지난 2004년 5월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2005년 9월과 11월에는 “청계천 복원을 하나님이 해준 것”이라고 말해 불교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명박 전 시장의 ‘가벼운 입’이 결국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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