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통합논의 ‘산넘어 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13 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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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박상천 회동서 친노·우리당 창당주역 포함 여부 설전

중도신당과도 지지부진… 시민사회세력 6월 독자창당 가시화

김근태·정동영 “노대통령 당내 경선구도 개입 중지하라” 비판


이른바 ‘친노세력’이 열린우리당 사수에서 통합 참여로 입장을 선회했으나, 범여권 통합으로 가는 길은 ‘산 넘어 산’이다. 제 정파를 하나의 틀로 묶어 통합신당을 만든다는 밑그림은 대동소이하지만 막상 종착점에 다다르기 위해 어떤 경로와 수순을 밟을 지를 놓고는 입장이 제각각이다.

우선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지난 11일 회동을 통해 통합논의의 ‘첫걸음’을 뗐으나, 민주당은 친노그룹 및 우리당 창당 주역은 함께할 수 없다는 반면, 우리당은 특정인을 배제시켜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어 논의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당 탈당그룹이 만든 중도신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논의되는 `소(小)통합’도 양측의 견해차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3일 “노무현 대통령이 말로는 통합을 외치지만 입맛에 맞는 대선 주자를 고르기 위해 거의 모든 범여권 후보를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구나 범여권 통합의 한 축으로 생각했던 진보진영 시민사회세력의 독자창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맥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당 vs 민주당=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지난 11일 첫 만남에서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중추협) 구성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 의장은 이날 박 대표의 중추협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작은 차이를 문제 삼지 말고 계속 대화를 하자”고 했고, 박 대표 또한 “중도개혁세력이 통합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답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국정실패의 책임자나 우리당을 대표하는 얼굴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다. 김근태·정동영 등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못 박은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누가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재단하겠느냐. 그분들이 대통합신당으로 다 간다고 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통합하자면서 너는 되고 안 되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도신당 vs 민주당= 원내 제3당으로 새로 출범한 중도개혁통합신당도 민주당과의 신설 합당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김한길 중도신당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소속의원 전원회의 참석자 상견례에서 “신당 창당 이후에 대통합의 물살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어제 민주당 예방을 통해 박상천 대표와 좋은 말씀을 나눴다”며 “대통합을 위한 우리의 공동목표를 분명히 확신했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민주당과 중도신당의 통합 또는 합당은 대통합으로 가는 중요한 한 단계지 그것이 우리의 최종목적은 아니다”면서도 “중요하고 현실적인 경로임은 확실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빠른 시일내 좋은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위원회’ 구성 등 통합문제를 논의했으며 전날 김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중도신당과 민주당간의 합당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노식래 중도신당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한길 ‘신당-민주당 신설합당 거의 합의’” 제하의 보도와 관련 “그러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가 없다”며 “‘신설합당을 추진하게 된다면 그 절차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청와대 vs 정동영·김근태= 김근태 전 의장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노 대통령의 공격에 고 건 후보가 좌초됐고 정운찬 총장이 그만뒀으며 손학규 전 지사나 정동영 전 의장은 물론 자신도 공격대상”이라면서 “역사상 유래 없이 현직 대통령에 의한 여권 후보 죽이기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또, “대통령이 지명하는 후보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면서 “통합을 염원하는 정치세력과 국민들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독선적인 훈수정치를 그만두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이날 5.18기념 마라톤 대회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정동영에게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며 “노무현 대통령은 당내 정치 경선구도 개입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친노세력에 대해서도 “소수 친노세력을 묶어서 정권을 창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월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몰아세웠다.

청와대는 두 전직 의장의 공격에 대해 더이상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친노-비노’ 진영의 대립 전선이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어 양 쪽이 되돌아올 수 없는 결별의 길로 이미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당 vs 시민사회단체= 범여권의 제 정당이 통합논의를 가속화시키고 있지만, 제도정치권 밖에서는 제3의 정치세력을 형성한 뒤 독자 대선후보까지 배출한다는 구상이 현실화되면서 6월 창당을 위한 작업이 가시권에 접어든 분위기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우선 최 열 환경재단 대표는 13일 “정치일정상 5~6월에는 신당창당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민사회는 물론 각계 전문가, 문화·예술계, 여성, 법조인,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 대표는 5월 중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창당준비위를 결성한 뒤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는 일정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대선주자 원탁회의 및 가칭 국민경선추진위원회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오충일 목사, 이해학 목사 등 종교계 원로들과 최 열 대표, 미래구상 핵심멤버인 정대화 상지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백승헌 변호사,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등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당초 진보진영 독자창당의 주체로 관심을 모았던 `미래구상’과 `통합·번영 국민운동’이 오는 15일 `통합·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통합대회를 가진 후 최 대표가 준비중인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들이 범여권통합 논의에 어떤 형식으로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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