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한나라 ‘혼돈속으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10 17: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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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黨결정 따를것” VS 박근혜 “기가 막힌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경선 규칙 중재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경선룰을 흔쾌히 수용한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에게 불리한 경선룰에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경선 규칙을 둘러싼 당 내분사태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학원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가 합의하지 않은 중재안은 전국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반면, 강재섭 대표는 당 대선후보 경선규칙을 중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어 ‘이러다 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vs 박근혜=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9일 선거인단 규모를 늘리고 일반 국민들의 투표율을 최하 67%까지 보장하겠다는 강재섭 대표의 경선규칙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이 전 시장은 “캠프에서 ‘민심 반영에 대한 비율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존중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혼자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기가막힌다”며 “우선 기본원칙이 무너졌고, 둘째로 당헌당규가 무너졌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무너졌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실제 경선룰이 변경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 전 시장은 10일 염창동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한나라당의 후보로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고야 말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출마선언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참모인 백성운 전 경기부지사를 통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시장은 ‘전 서울시장’의 꼬리표를 떼고 ‘예비후보’ 자격을 갖춰 법 테두리내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이 전 시장 캠프는 여의도사무실 이전을 오는 주말 마무리짓고, 전 국회부의장인 박희태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경선대책위원회 구성 등 조직정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같은 날 강재섭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한 수용 여부와 관련, “거부죠, 받아들일 수 없죠”라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에도 박 전 대표는 특강이 끝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기본 합의가 깨졌다”며 “당헌·당규 82조에도 (여론조사는) 유효 투표수의 20%로 돼 있다. 현행 당헌·당규에도 어긋난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그는 “민주주의 원칙인 표의 등가성 원칙이 있다”며 “잘났거나 못났거나, 이 지역에 살든 저 지역에 살든 한 표다. 젊은 사람이랑 노인이 다르고, 어떤 사람 표는 인정하고 어떤 사람 표는 인정하지 않는 이런 법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비판했었다.

그는 또 “자꾸 룰을 흔드는 것은 어떤 개인에게는 유리할지 몰라도 당으로서는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자신이 확실히 이기는 규칙이 될 때까지 규칙을 바꾸고 또 바꾸자는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10일 당원협의회 간담회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중재안의 부당성을 당원들에게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측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재섭 vs 김학원=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갈등이 강재섭 대표와 김학원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의 갈등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강재섭 대표는 오는 21일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장 등 대의원 900명이 참석하는 전국위원회에서 중재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강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에서 당 대선후보 경선규칙을 중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실제 “아무리 폭풍우가 몰아쳐도 풍랑이 쳐도 선장은 배를 몰고 앞으로 나아가야 된다”면서 “저는 무조건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강 대표는 “중재안을 내면서 어느 쪽의 유불리를 생각해 보지 않았고 위헌여부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서 발표했다”며 당내의 위헌시비를 일축했다.

하지만 김학원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간 합의가 되지 않는 한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중재안을 상임전국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학원 위원장은 “두 주자간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전국위를 진행하는 것은 당을 쪼개는 일 밖에 안된다”며 “자신은 당을 쪼개는 일에 앞장설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은 어느 쪽의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았고 당이 화합해 경선을 치르고 정권창출을 이뤄야 한다는 충정에서 이같은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이같은 뜻을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의결 vs 부결= 전국위원회는 전당대회의 기능을 대행하는 사실상의 최고 의결기구로 중재안을 확정하려면 먼저 1단계로 상임전국위를 통해 의제화를 한 뒤 최종적으로 이 기구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상임전국위는 물론 전국위의 의사봉을 쥔 김학원 전국위의장이 안건의 상정 여부를 판단하는 1차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의장이 끝내 중재안 상정을 거부하면, 정상적인 절차는 아니지만 강 대표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를 잇따라 소집해 안건을 상정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전국위 개최는 김학원 전국위의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열릴 수 있다는 것.

만일 강 대표의 중재안이 상임전국위를 거쳐 전국위에서 통과되면 어떻게 될까?

박 전 대표는 ‘강재섭 중재안은 원칙을 저버린 강재섭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인 만큼 이 안이 통과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표결 결과에 승복할 경우엔 강재섭 중재안에 따라 8월에 23만1600여명으로 경선이 치러진다.

반면 강재섭 중재안이 상임전국위나 전국위에서 부결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전 시장이 표결 결과를 존중해 박 전 대표 안을 전격 수용한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오히려 강 대표는 자신의 중재안이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으므로 사퇴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고 거기에서 선출된 새 대표가 다시 경선 룰을 정해야 한다.

당내 일각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지만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만일 새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전력투구하는 격전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임전국위, 전국위 표결 절차가 진행되기 이전에 이명박-박근혜 양측이 타협책을 마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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