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vs거부 한나라 중대기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09 19: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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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23만명-시·군·구 투표소 확대’ 중재안 발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9일 당내 대선 경선룰과 관련 유권자수를 23만 1652명으로 늘리고 시·군·구 단위까지 투표소를 확대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었던 여론조사 반영비율과 관련해선 추천 받은 일반 국민 투표율이 3분의 2(66.6%)에 못 미칠 경우 이를 3분의 2로 간주해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원칙을 훼손한 이 같은 중재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의 역사적 사명감과 불편부당의 정신, 그리고 양심에 입각해 고심 끝에 마련한 소신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이같은 내용의 중재안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당초 합의대로 선거인단 수를 유권자 총수의 0.5% 기준으로 바로잡고자 한다”면서 약속이 안 지켜져 억울하다고 생각한 쪽에서 다른 이슈를 제기해 상황이 어려워졌으니 선거인단 수만 합의대로 복원하면 사실상 논란은 종결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주자들에게 국민참여 선거인단 규모를 유권자수의 0.5%로 제안했고 지난 3월16일 경선준비위원회 간부들에게 유권자 총수의 0.5%(18만 5321명)에 여론조사인원 20%를 더한 선거인단수 23만 1652명으로 명확히 시달했다”면서 “그런데 경준위는 임의로 선거인단 규모를 20만명으로 줄였고 이것이 모든 분쟁의 빌미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준위 합의사항은 합의된 대로, 논의되지 않은 사항은 당헌·당규와 관행대로 처리하면 된다.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경준위가 해체되고 나서 뒤늦게 항의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면서 “기계적으로 당심과 민심의 반영결과를 50대50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20~30대 투표율이 낮다고 해서 젊은이의 한 표는 두 표로 환산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참여기회를 50대50으로 동등하게 설정한 당헌의 정신도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그 방안으로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하루에 동시투표를 실시해 국민참여를 크게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20%의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대해서는 “국민투표율이 3분의 2(67%)에 못 미치면 이를 3분의 2로 간주해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일각의 주장처럼 억지로 실제 투표한 일반국민의 한 표를 그 보다 더 높은 가치로 매길 수는 없다”며 “다만 국민투표율이 현저히 낮으면 민심이 왜곡될 수 있기에 국민투표율의 하한선을 설정해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미세조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나는 역사적 소명과 대의명분에 입각해 최종결단을 내렸다”며 “비록 최선은 아니더라도 당과 나라를 위해 차선을 감수하는 여유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강 대표의 원칙을 훼손한 중재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선 당장 지난 해 당 혁신위원장으로서 현행 ‘경선 방식’을 확정한 홍준표 의원은 “강 대표가 발표한 경선 중재안과 관련해 일반 국민의 투표율을 최저 67%를 보장해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보통선거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강 대표의 중재안 가운데 선거인단 확대는 맞지만 전국 동시투표제나 국민투표율 하한선 보장은 원칙에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은 이같은 절충안에 대해 상당히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강 대표의 전격적인 중재안을 두 주자가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화합과 분열의 갈림길에 서 있는 당은 중대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한편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이날 강재섭 대표가 발표한 중재안에 대해 “모든 후보를 100% 만족시키는 안을 내놓을 수는 없는 현 상태에서 강대표의 안은 최선의 선택”이라며 “모든 후보들의 애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 대표의 중재안은 후보들 간의 첨예한 유불리를 적절히 배려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경선에 참여하는 폭을 넓히고 당원과 국민의 참여기회를 동등하게 하고자 노력한 점은 당헌의 정신을 최대한 존중한 결정이며 투표소 확대설치 방안도 그간 논란이 됐던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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