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사와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시·군·자치구 의회 의정역량 제고방안’으로 발제는 소진광 경원대 교수, 박인수 영남대학교 법대교수, 한상우 한양대학교 교수, 배태영 지방자치연구소 연구위원이 맡았다.
◇소진광 교수= 소진광 교수는 우리나라 법률체계와 시·군·자치구 지방의회 역할의 한계를 지적했다.
소 교수는 “법체계에서 보면 지방자치법의 적용범위는 제한적이고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각종 법률의 사각지대인 틈새만을 다루는 것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며 “이러한 법률체계에서 집권 중앙정부는 야당 소속의 지방자치단체장 행동반경을 기속할 수 있는 막대한 재량권을 쥐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법률에 의한다고 하지만 현재와 같은 법률체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기소재량권 남용이 크게 우려되기 마련이라는 것.
따라서 소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중앙행정기관에 맡기고 나머지 모든 일을 지방자치단체가 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 교수는 “법률체계의 문제점은 곧바로 시·군·자치구 지방의회 권한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조례제정을 통해 지역의 차별화된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그렇고, 지방정부의 책임과 권한 소재와 관련하여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역할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방의회가 자치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제정하는 조례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령 또는 조례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규칙의 순서로 각각의 적용범위가 좁아지게 돼 있다는 것.
소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제정권이 확대되지 않고서는 지방자치의 실익을 담보할 수 없다”며 “‘차별적 지역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을 고려할 수 있는 조례제정권의 범위가 확대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법률은 지역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명백히 지방적 사무로 처리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시행령, 시행규칙, 각종 지침에 의해 다뤄지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
소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지방자치단체에게 권한 없이 책임만 전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지역별 편차가 크고 명백하게 지방적 사무에 속하는 사항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른 조례를 제정하여 처리하여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 교수는 “시·군·자치구의 지방의회는 헌법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기반이 매우 협소하다”면서 “먼저 지방자치에 대한 헌법적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방자치법의 접근논리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고, 법률체계를 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소교수는 시·군·자치구 지방의회 발전과제로 지방의원의 의정비 현실화를 꼽았다.
그는 “지방의원에 대한 의정비는 2006년 지방의원에 대한 유급화 실시로 현실화되는 듯 했으나 의정비 심의위원회 구성원들이 투입요소에만 집착하는 성향을 보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적게 쓰고 효과도 작게 거두는 꼴’이 되고 말았다”면서 “의정비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의정활동에 전념케 하여 결과적으로 지방재정 운용의 건실화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정책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 교수는 시·군·자치구 지방의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여건마련을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전문위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인턴쉽제도를 도입하여 입법활동을 지원하며, 법제담당관실을 지방의회 안에 신설하고,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기능을 강화하며, 예·결산 심의기구를 강화하고, 지방의회 인사권을 강화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소 교수는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군·자치구 지방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토양과 뿌리의 상호작용이 원활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듯이 기초 지방의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며 “그만큼 기초의원들은 그 어느 기관에 비해서도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소 교수는 지방정치 지도자 충원과정의 문제와 시·군·자치구 지방의원의 입법기능 지원체계를 개선, 지방의원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충을 앞장서서 해결해줄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이 돼야 한다는 점 등을 발전과제로 꼽았다.
◇박인수 교수= 박인수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국가와의 세원분배의 관점에서 법률에 의해 세목이나 세율이 협소하게 규정되어 있어 자치재정권의 범위는 아주 협소하다”며 “지방자치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서는 국가사무의 지방자치단체로의 대폭적인 이양과 재원의 합리적 배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많은 부분을 국가나 광역지방자치단체의 교부금, 보조금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자치단체 스스로 부과, 징수하는 수입, 이를테면 자주재원의 확보는 지방자치의 확립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박 교수는 “현재 세원의 지역적 분포가 비교적 고른 세목은 지방세로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 “국세에서 지방세로 이양 가능한 세목으로는 ▲부가가치세 가운데 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운수창고업, 부동산 임대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해당하는 부분 ▲상속세 ▲소득세 가운데서 토지·건물의 양도소득세 등이 있으며 ▲등록세, 경주·마권세, 주민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자동차세에 부가하는 교육세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지방세에 부가하여 과세하는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는 것은 지방재정의 확충 측면이나 세제의 단순화를 통한 징세비용 및 납세협력비용으로 구성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세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지방세를 충실히 한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 간에 경제적 기반의 격차가 있는 한은 세원의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지방세만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공유할 수 있는 재원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동기관과 같은 곳에서 포괄 관리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재배분, 세원의 격차를 시정함으로써 부족한 지방세수의 보완적 기능을 담당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행의 지방재정조정제도는 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제도로 기능이 다양화되고 혼재되어 있어, 체계를 좀 더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고보조금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에 한정하여 국가자원 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하는 한편, 필요한 보조사업에 대하여는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국고보조금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지방예산편성지침의 강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적 예산편성권이 유명무실한 실정”이라며 “행정자치부가 작성하여 시달하는 예산편성지침은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편성에 지침이 되는 합리적 기준, 즉 법령과 조례의 범위 안에서 합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데 그쳐야 하며 결코 지나치게 상세한 내용을 규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지방자치의 재정적 자치권을 해치는 통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방세법 및 동법시행령, 시행규칙과 실제 운영상황을 살펴보면 지방세과세요건으로서의 과세표준은 전적으로 행정자치부와 자치단체의 장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것.
이어 박 교수는 “지방세의 과세표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지방의회가 당해 자치단체의 세출예산을 심의할 때 동시에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지방의회 행정감사권과 관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자체감사 기능과 중복이 생기며, 감사권이 남용될 때에는 자치행정이 마비될 우려가 있고 집행기관이 의회에 예속화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지방의회가 주민대표기관이란 점에서 감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집행기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지방의회에 대한 감사권의 인정은 타당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인 감사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감사일수의 연장, 증언의 거부와 허위증언 등 조사 및 감사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한 처벌권을 부여하고, 조사 및 감사결과를 반드시 인사에 반영한다든지, 조사와 감사에 필요한 자료제출 요구절차의 간소화 등 감사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지방의회는 집행부와의 정보공유제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회의 정보의 빈곤은 자칫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집행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기 쉽고 양자간에 대립관계로 전개될 수 있다”며 “지방의회의 불신과 오해를 씻고 신뢰관계에 기초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이 비공식적으로 지방의회에 대하여 질적인 가치가 높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단체장 불신임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방의회 의장 또는 부의장에 대한 지방의회의 불신인 의결제도는 기관통합형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을 견제하는 주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부단체장 임명 동의권의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보좌하여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을 지방의회의 동의없이 당해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임명권은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지방의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 등과 같은 일반직뿐만 아니라 별정직·기능직·계약직공무원에 대한 임용권도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집행부와의 정보공유, 지방의원의 조례제정 역량 나아가 자치단체의 집행부를 유효하게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유급 의원보좌관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상우 교수= 한상우 교수는 “주민의 대표성을 지닌 지방의원이 정부 예산 심의, 조례 등 입법, 집행기관 통제 및 감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지방의회에 선출된 지방의원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야겠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법적 지원이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지방의원 자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입법, 감독, 예산심의에 대한 전문가들의 연수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문의정연수원’을 건립하여 전문가 프로그램을 상설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실질적인 리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 교수는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입법보조기구의 강화 및 그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회의 입법보조기구와 보조 인력의 확충은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강요해 온 구조조정과 표준정원제, 그리고 향후 시행되는 ‘총액인건비제’ 차원을 초월하는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
한 교수는 “똑같은 의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은 인턴보좌관 2명을 포함해 무려 8명씩의 개인 보좌인력을 지원하고, 사무처 전체로는 국회의원 1인당 12.7명의 공무원을 배정하고 있는데 반해, 지방의희외 경우 지방의원의 개인보좌 인력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에게 보좌직원이 6명인 점을 생각한다면 지역주민을 대표하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에게 1명의 개별보좌직원도 없다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정전문연수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교수는 “지방의원, 의회직원, 전문위원, 보좌진들을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교육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전파할 수 있는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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